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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고 … 역발상 주효

상반기 펀드평가 1위에 오른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본부장은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가는 역발상 투자가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원주영 팀장, 이병창 팀장, 박인희 팀장, 허남권 본부장, 김대환 부문장. [사진 신영자산운용]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주식 덕에 콧노래를 부르던 사람이 많았던 2011년 5월, 고개를 들지 못하던 사람도 있었다. 신영자산운용 허남권(50) 자산운영본부장과 직원들이다. 당시 이 회사 대표 펀드인 ‘신영마라톤’의 1년 수익률(22.6%)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업계 평균 펀드 수익률(29.9%)에 못 미친다는 투자자의 힐난이 쇄도하면서 이들은 코너에 몰렸다. 급기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그랬던 허남권 사단이 2년 만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올 상반기 중앙일보 펀드평가에서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수익률 10%를 넘은 국내주식형 펀드 ‘톱 6’ 중 네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주식형 톱6에 4개 진입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사단'
저평가 중소형 가치주에 집중투자
기업가치보다 싼 대형주도 사들여



 “가치투자란 게 원래 그래요. 배당주로 기본적인 수익을 챙기면서 저평가된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소심한 투자죠. 그래서 시장이 잘나갈 땐 못하는 것처럼 비치고 반대일 땐 큰 칭찬을 받죠.”(허 본부장) 4일 만난 허 본부장과 김대환(43) 부문장·원주영(39)·박인희(37)·이병창(41) 팀장은 “펀드 순위란 시장 상황에 따라 좋았다 나빴다 하는 것”이라며 “일정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치투자의 위력은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달 도드라졌다. 모든 운용사가 마이너스 실적을 냈음에도 홀로 0.23%의 플러스 수익을 낸 것이다. 그 원동력은 ‘역발상 투자’였다.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팔고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은 사들이며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올 상반기 주가가 상승한 중소형주는 틈틈이 팔아치웠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싸게 사놓은 중소형주를 제값 받고 판 것이다. 이 팀장은 “10년 전부터 사들인 카지노업체 파라디이스 주가가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10배가량 뛰었는데 우리는 그때를 매각 시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가가 바닥을 쳤을 때 사들였던 제약주도 상반기에 대부분 처분했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던진 대형주들은 투자 바구니에 주워담았다. 박 팀장은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가 13%가량 빠졌을 때 우리는 거꾸로 주식을 샀다”며 “남들이 팔아 내재가치보다 현저히 싸진 주식을 사는 게 신영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영의 주요 펀드들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현대차 비중을 지난해 연말보다 2%포인트 정도 늘렸다.



 한데 대기업 주식을 사는 게 가치투자일까. 원 팀장은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낮으면 대형주도 가치주”라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PER(주가수익비율)이 6.5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5배 수준이지만 경쟁사인 애플은 이 비율이 각각 10.8배, 2.9배다. 그는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 대형주 가격이 떨어질 때가 국내 투자자에겐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핵심 병기는 역시 중소형 가치주다. 김 부문장은 “신영이 운용하는 펀드에 편입된 350~400개 기업의 75%가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 한 번 쓴 적 없는 곳”이라며 “이들이 성장하며 수익을 내줬기 때문에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비스나 정보기술(IT) 업종 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소재·부품업체나 의류, 식·음료 같은 소비재를 생산하는 전통 제조업체를 선호한다. 현금 흐름이 양호하고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가 우선 투자 대상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시장이 요동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아 ‘미스터 쿨’이라고 불리는 허 본부장이지만 2011년엔 가치투자에 회의가 들어 일주일간 미국의 유명 가치투자사들을 돌기도 했단다.



 “그때 만난 한 펀드매니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는 20년 동안 일곱 번이나 시장 평균을 하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장기 수익률로는 월등하다’고요. 우리 펀드도 당장 다음 분기에 꼴찌를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가치투자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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