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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온라인 신상털기·악성 루머 마구 퍼지는데 …



지난달 화제의 인물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윤후 군입니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인 후는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죠. 그런데 ‘윤후 안티카페’가 등장해 충격을 줬습니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안티카페를 개설했다는 사실이 네티즌의 공분을 얻은 겁니다. 이 카페는 하루 만에 문 닫으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신상을 무차별적으로 캐는 마녀사냥은 비일비재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의 간극에 대해 알아봅시다.

신문활용교육



표현의 자유냐 사생활 침해냐



 
음식점에 가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여러분은 가장 먼저 어떤 행동을 하나요. 혹시 숟가락보다 스마트폰을 먼저 꺼내든다면 당신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내든 이유는 사진을 찍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업로드하기 위해서죠. 음식점 분위기나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품평도 함께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같은 디지털 장비를 쉽게 다루며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입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프렌스키는 1977~97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분류했지요.



이 신인류는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일상을 실시간 중계하는 걸 즐길 뿐 아니라 남의 사생활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곤 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방법도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릅니다. 자신의 감정을 주변의 몇몇 지인에게 털어놓던 아날로그 세대와 달리 온라인상에서 상대방 신상을 속속들이 알아내기도 하고, 때론 악성 댓글과 조작된 정보를 유포해 정신적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신상털기나 악성 루머 유포 등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수습이 힘듭니다. 자발적으로 올린 사생활 관련 정보는 넘쳐나는데 이를 들여다보고 퍼나르는 일을 어디까지 막아야 할지 기준이 모호합니다. 정보를 보호하려다 보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야 하고, 정보를 마음껏 사용하게 두면 사생활 침해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나니 딜레마가 아닐 수 없지요. 교과서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청소년에게 온라인상에서의 정보 이용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요.



상대방과 공감하는 진정한 소통부터 가르쳐야



 교과서에서는 오늘날을 정보화 사회라고 정의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화 사회는 이전의 산업사회와 달리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냈지요. 가상과 현실이 혼재하는 세계인 온라인 세상이 생겨나면서 문화접촉 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 보면 문화접촉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하나의 문화는 항상 다른 문화와 경계선이 맞닿아 있지요. 이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접촉으로 인해 원래 문화를 다시 정의하기도 하고 문화의 변용이나 충돌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를 문화접촉이라 합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문화접촉이 가장 심하게 일어난 것이 바로 정보입니다. 산업사회에서는 무형의 자산인 정보의 가치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죠. 그러다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온라인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거래를 하는 등 생활의 많은 부분이 정보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된 겁니다.



 같은 교과서에서 정보화 사회의 역기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내용이 정보의 사용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정보 윤리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내용부터, 온라인상에서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정보 중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까지 다양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정보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민감한 개인 정보가 보호될 수 있게 필요한 법과 제도를 구축하라는 제안도 담겨 있습니다.



 사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모든 사람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는 같습니다. 법과정치 교과서에서는 우리나라 헌법 제10조를 통해 인권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진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조항에서는 기본권의 천부인권성, 즉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가진 권리란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으며, 국가 권력은 이 기본권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중학교 기술 교과서에서는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에서보다 이 기본권에 대한 침해가 쉽게 이뤄진다고 분석합니다. 상대방과 얼굴을 맞대지 않고 내 이름은 숨긴 상태니 아무런 죄책감이나 제약 없이 상대방의 인권을 침해하고 공격한다는 얘깁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각종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광범위한 소통 능력을 자랑하지만 정작 상대방과 공감하는 법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라인상에서 행해지는 사생활 침해나 디지털 왕따, 악성 루머 유포 등도 상대가 겪는 고통과 좌절에 무감각해 이뤄지는 행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온라인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법과 제도의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지요.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에게 상대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부터 가르치는 게 먼저가 아닐까요.



집필=명덕외고 김영민(국어), 최서희(국어), 한민석(사회) 교사, 양강중 김지연(역사) 교사, 청운중 유정민(기술가정) 교사

정리=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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