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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교 셋 중 하나는 비 오면 체육 못해





서울 초·중학교 시설 학교별로 천차만별

※자료=서울시교육청, 2013년 6월 기준. 체육관은 넓이 326㎡ , 높이 6m 이상인 공간.
* 표시는 체육관(강당)·식당을 고교와 함께 사용하는 곳. 휘문중은 체육관(강당)만 휘문고와 함께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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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개교한 서울 강남구 도곡1동 언주초는 2010년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교육청이 민간투자 방식을 도입해 지하 1층을 주민용 주차장으로 만들면서 학교 건물을 최신 시설로 바꿨다. 5층짜리 새 건물은 식당·강당·도서실도 갖추고 있다. 인조잔디운동장을 지나 학교 건물에 들어서면 널찍한 복도와 원목으로 된 출입문, 빨간색 창틀이 눈에 띈다. 학교 옥상은 학급별로 가꾸는 텃밭이 있고, 건물 뒤편엔 승마수업을 위한 마사토 운동장까지 마련했다.



 반면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대청중에 갈 수 있어 학부모 사이에 인기가 높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곡초엔 식당이 없다. 1층 급식준비실에서 만든 음식을 점심시간에 맞춰 각 교실에 가져다주면 담임교사와 급식당번 학생들이 배식한다. 강당도 없어 교실 2개 크기의 시청각실을 강당 대신 쓴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강남구민회관을 빌려 졸업식을 치렀다”며 “수용 인원의 3배가 넘는 사람들이 참석해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예산으로 운영하는 학교의 시설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서울지역 초·중학교의 시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체육관이나 강당, 학생식당, 인조잔디운동장 등 학교가 갖추고 있는 시설이 모두 달랐다.



 특히 부자동네로 알려진 강남·서초구의 초·중학교에는 이런 시설을 모두 갖춘 학교가 드물었다. 강남구 초등학교에선 구룡·논현·언북·언주초 등 4곳(13%), 중학교는 개원·언주중 등 두 곳(8.3%)뿐이었다. 서초구에선 신동초와 서운중 두 곳만 세 가지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세 가지 시설이 하나도 없는 초·중학교는 강남구 10곳, 서초구 3곳이었다. 2011년 경기도 안산에서 대치동으로 이사 온 유모(43)씨는 “처음 이곳 초등학교를 가보고 놀랐다”며 “흙먼지가 가득하고 강당이나 식당도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전에 애가 다니던 학교는 생긴 지 5년 된 신생 학교라 그런지 강당과 인조잔디운동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며 “강남구 학교라서 특별한 걸 기대했는데 시설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열악했다”고 덧붙였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 중구·종로구는 모든 초등학교에 식당이 있지만 강서·금천구는 이런 학교가 절반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시설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지은 지 오래돼 리모델링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제 때 고치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체육관·식당 등이 없어 불편하지만 더 낡은 학교가 많아 무조건 예산을 달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학교 시설 중에서 학교 측과 학부모 모두 우선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게 실내 운동이 가능한 체육관이다. 강남·서초구 초·중학교의 3분의 1이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런 학교는 장마철에 외부 체육 활동을 하지 못하고 교실에서 수업한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심윤정(42·서초구 방배동)씨는 "체육 수업뿐 아니라 졸업식이나 입학식, 축제도 다른 학교 신세를 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식당이 없는 학교도 많지만 학부모들은 급식 조리시설 현대화가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학생 자녀를 둔 서초구의 한 주부는 “주변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조리실과 세척실이 구분돼 있지 않은 학교가 많더라”며 “위생적인 조리실이 더 급하다”고 했다. 교육부 학생건강지원과 박진욱 서기관은 “현재 서울지역 초·중·고의 30%가 급식 조리시설이 낙후돼 있다”며 “급식전용 식당을 만들거나 보온·보냉 배식대를 설치하는 등 2015년까지 전국 초·중·고의 급식시설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조잔디운동장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렸다. 보기에 좋고 흙먼지가 안 날리는 장점이 있지만 제때 보수하지 않으면 유해성 물질이 나온다는 논란 때문이다. 보통 10년 안팎으로 개·보수해야 하는데 예산 문제로 여의치 않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부터 매년 50억원을 투입해 전국 초·중·고 운동장의 인조잔디를 순차적으로 개·보수할 예정이다.



교육의 질과 시설은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면 문제다. 대청중 신춘희 교장은 “2009년 처음 학교에 와보니 강남에 있는 학교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설이 낙후돼 있었다”며 “학생 회의실과 양호실, 컴퓨터실 등 학생 복지에 관련된 교실 7곳을 리모델링하고 4층에 있는 도서실을 1층으로 옮겨 북카페를 만들자 방과 후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이 늘었다”고 회고했다.



글 싣는 순서

(6월 26일) 공부 잘하는 미국 LA 인근 공립 중학교

(7월 3일) 초·중학교 시설 비교해보니

(7월 10일) 공부 잘하는 미국 뉴욕 인근 공립 중학교



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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