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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제적 당론' 으로 가결 … 노리는 효과는 동상이몽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열람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이 2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76명 중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요구안을 가결했다. 본회의장 전광판에 투표 결과가 표시되고 있다. 녹색이 찬성한 의원들의 이름이다. [뉴시스]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이 곧 공개된다. 국회는 2일 본회의에서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회의록은 물론 녹음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통과시켰다.



국회 '정본 회의록 공개' 통과
여 "NLL포기 뒤집힐 가능성 없다"
야 "각종 회의 자료로 여 주장 반박"
'3분의 2 찬성' 노무현 탄핵 뒤 처음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놓고 여야 간 공방전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국회는 2일 본회의에서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과 녹음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요구하는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등 자료 제출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276명 중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명시한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열람할 수 있다’는 규정을 충족시킨 것이다. 의결정족수 요건 중 가장 엄격한 ‘3분의 2 이상 찬성’에 해당하는 안건을 처리한 건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이후 9년3개월20일 만이다.



 이로써 국정원이 전문을 공개하며 시작된 여야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방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정본’과 관련 자료를 둘러싼 2차 대결로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이날 모두 강제적 당론으로 소속 의원들이 표결 처리에 나서도록 단속했다. 양당은 왜 표결을 하면서까지 원본 공개를 강행했을까.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지도부 인사는 “국정원이 공개한 전문이 국가기록원의 대화록과 거의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당시 대화 분위기까지 담긴 녹음이 공개되면 새누리당으로선 불리할 게 없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주장이 뒤집어질 가능성이 없고, 녹음 내용을 통해 회담 현장의 분위기를 들으면 저자세 회담을 방증하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속내다. 공개에 반대했다간 민주당의 공세에 밀려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동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국가기록원 대화록 공개를 통해 국정원의 전문과 비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작은 팩트나 뉘앙스의 차이라도 발견될 경우 국정원의 ‘왜곡’으로 공세를 취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 사본을 제출받아 국정원의 전문과 비교하는 절차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노리는 부수 효과는 정상회담을 전후해 청와대·통일부·국방부 등에서 작성했던 각종 회의 자료다. 이를 통해 새누리당의 NLL 포기 주장을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있었던 민주당의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당시 정부는 회담에 앞서 NLL은 가능한 한 의제로 꺼내지 않고 꺼내도 우회적으로 돌려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회가 표결로 공개를 결정한 만큼 지난 국정원의 전문 공개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처럼 여야의 동상이몽 속에 안건이 가결됐다.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오후 본회의 도중 비공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당초 표결에 적용했던 ‘권고적 당론’을 ‘강제적 당론’으로 바꿔 수위를 높였다. 이 회의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민주당의 비공개 의총에선 “정상회담 발언록을 공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심재권 의원)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김한길 대표는 “지금은 질서 있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당론 투표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양당 지도부의 ‘표 단속’ 때문에 이탈표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재석 의원 전원이 찬성했다. 민주당에선 김성곤·김승남·박지원·추미애 의원 등 소신파 4명만이 반대했다. 추 의원은 “남북관계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회가 대화록 원본을 공개해선 곤란하다”며 “당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이번엔 소신에 따라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기록물 원본의 공개는 국가의 미래와 정치 발전을 위해 부적절하다”고 했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고 송호창 의원도 가세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반대했다. 당론으로 반대했던 진보정의당은 소속 의원 5명 중 4명이 반대했고 서기호 의원이 기권해 사실상 모두 반대했다. 역시 당론 반대를 정했던 통합진보당도 6명 전원이 반대했다. 2표의 기권 중 남은 한 표는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행사했다.



 국회가 국가기록원 대화록의 열람·공개를 결정했지만 향후 공개 땐 위법 논란이 일 수 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엔 기록물을 누설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다. 여야는 향후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면책특권을 활용해서라도 공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한다는 생각이지만 위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여야가 열람할 자료를 놓고 각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기싸움을 벌일 수 있는 데다 법률상 “최소한의 열람을 허용한다”는 의무만을 지닌 국가기록원이 국회의 각종 자료 제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채병건·이소아 기자



◆회의록 공개 반대(17명)=박지원 추미애 김성곤 김승남(이상 민주당) 김제남 박원석 심상정 정진후(이상 진보정의당) 김미희 김선동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이상 통합진보당) 박주선 안철수 송호창(이상 무소속)



◆기권(2명)=김영환(민주당) 서기호(진보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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