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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규제 '풍선 효과' … 역세권 임대료만 뛴다

# 프랜차이즈 보쌈 전문점을 열려던 장종혁(30)씨는 최근 건물 임대 계약에 잇따라 실패했다. 7000만원 대출금으로 역세권 주변과 대학가에 개점하려 했으나 번번이 퇴짜를 맞은 것이다. 건물 주인들은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를 차리려 한다는 장씨의 말에 임대료를 올려 불렀다. 장씨는 “종로구 숭인동 동묘역 주변에서는 당초 월세 150만원을 요구하던 건물주가 갑자기 300만원을 달라고 했고, 성신여대 근처에서는 계약금을 인근 시세보다 높게 불러 계약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결국 6개월 더 점포를 알아보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상권이 약한 거여동에 가서야 100㎡(약 30평) 규모의 점포를 구할 수 있었다.



국회·공정위?동반위 잇단 규제에 부작용 속출

 # 서울 강북 지역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기(37)씨는 5년간 장사를 했던 점포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건물주가 월세를 2배 이상 올려주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씨는 "프랜차이즈 입점 제한 때문에 옮기기도 어려운 처지”라며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시작된 규제가 소상공인인 점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골목상권 보호가 소상공인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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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이후 정치권과 공정위·동반성장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봇물처럼 쏟아낸 프랜차이즈 규제로 또 다른 영세 상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골목 상권’ 보호 명목의 각종 법규가 노리는 규제 효과는 물론 부작용에 대한 검증 장치도 전무해 또다시 외국계 기업 등에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여론을 등에 업고 몰아 닥친 프랜차이즈 관련 규제들은 2일 국회의 관련법 통과로 정점을 찍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프랜차이즈법)’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가맹 계약을 맺을 때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예상 매출의 범위를 문서로 제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예상 매출이 허위로 드러나면 가맹 본사는 5년 이하 징역이나 3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가맹점들이 예상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꼼짝없이 본사가 물어줘야 하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동민 프랜차이즈협회장은 “매출액은 가맹점주의 역량이나 상권 변동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출점 검토 당시 상황에 근거해 산출할 수밖에 없다”며 “근처에 경쟁 점포가 들어서거나 관공서·버스정류장이 이전할 경우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인테리어비 40% 본사 부담 논란도



 인테리어 비용 본사 40% 할당 의무화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임원은 “본사가 비용 부담을 의식해 가입 점포들의 인테리어 개선을 늦추면 결국 점포 경쟁력이 떨어져 가맹점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성모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비대위원장은 “아파트 담보 대출에 정부창업지원금 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개업했는데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경제민주화는 노력도 없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프랜차이즈 규제로 누가 덕을 보는지, 그 이득은 얼마나 되는지 검증하지 않은 채 규제 법안부터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며 “점포의 부동산 권리금과 임대료 증가로 이어져 음식 가격을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증장치 없어 외국계만 어부지리



 실제로 1977년 정부가 중소기업 보호 명분으로 문방용품을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지정했으나 결국 국내 문구점에서 국산 제품이 외국산에 밀려 매대에서 사라지는 후유증을 겪었다.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 2006년 노무현정부 때 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된 바 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고유업종의 경우 이미 부작용이 입증돼 폐지됐는데도 골목상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부활했다”며 “과거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태희·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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