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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2억이면 유유자적 '전원일기'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지어진 맞춤형 전원주택. 맞춤형은 주인이 설계부터 마감재까지 일일이 선택해서 짓기 때문에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설계가 정해져 있는 표준형이나 조립식인 모듈형보다 건축비가 다소 비싸지만 자신만의 설계가 가능하다 [사진 네이처하우스BU] 맞춤형 400만~500만원 ·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선택, 대부분 목조·벽돌로 건축 · ‘나만의 개성’ 담은 집 지을 수 있어 · 건축비 비싸고 거주용 주택 적합


서울 강남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미영(41·여)씨. 주말이면 두 아들이 캠핑이나 야외활동을 하자고 조른다. 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김씨 부부는 푹 쉬고 싶다. 고민하던 이들은 최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소형 전원주택을 장만했다. 땅 330㎡에 59㎡형(이하 건축면적) 전원주택을 짓는 데 든 비용(땅값 포함)은 총 1억5000만원. 김씨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우리 부부는 쉴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몸값 낮춘 전원주택 뜬다 … 소형 아파트 전셋값으로 내집 뚝딱



 착 가라앉은 경기 탓에 썰렁했던 전원주택시장이 최근 실속형 전원주택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때 규모가 크고 비싼 ‘별장’이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 전원주택이 대세다. 주된 수요층도 경제력 있는 재력가에서 중산층으로 바뀌었다. 주택시장이 침체됐다지만 전원주택을 찾아 도심을 떠나는 사람들은 되레 늘고 있다. 농촌진흥원에 따르면 한 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2008년 2218가구에서 2012년 2만7008가구로, 4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농촌 유입 인구에는 농사를 짓기 위한 귀농자가 많지만 대도시를 벗어나 외곽 전원주택으로 옮기는 사람도 꽤 포함돼 있다.



맞춤형, 나만의 개성 살리기 좋아



모듈형 200만~350만원(3.3㎡당 건축비) · 공장에서 일괄 제작, 건축비 저렴, 대부분 스틸 주택 · 일률적인 설계로 개성 담기 어려워. 주말 주택에 적합
 업계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게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을 되레 높였다고 본다. 아파트값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힐링(Healing)’ 바람이 불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집을 고를 때 ‘재테크’보다 ‘삶의 쾌적성’을 더 따지게 됐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대정하우징 박철민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오르기 어려워 돈 벌기 어려운 아파트에 사느니 자연을 즐기며 쾌적하게 살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비용도 많이 줄었다. 요즘 전원주택은 과거 별장형보다 규모가 작아 땅값부터 적게 든다. 별장급은 크기가 대개 165㎡(50평)를 넘었으나 요즘은 33~66㎡가 주류다. 그만큼 집을 짓는 데 땅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165㎡ 크기의 집을 지으려면 495~660㎡ 정도의 땅이 필요하지만 66㎡는 198~330㎡면 충분하다. 전원주택 컨설팅업체인 광개토개발 오세윤 대표는 “전원주택지로 널리 알려진 경기도 양평·가평군, 광주·용인시 등의 평균 땅값이 3.3㎡당 50만~100만원 정도여서 땅값으로 5000만~7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표준형 350만~400만원 · 정해진 집 구조·자재 활용, 설계 변경으로 개성 추구
· 대부분 철근 콘크리트나 목조로 건축 · 모듈형보다 비싸고 맞춤형보다 개성 담기 어려워
  건축비 역시 많이 낮아졌다. 이전까지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설계부터 골조·인테리어·새시·마감재까지 일일이 선택해야 하는 맞춤형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집을 지으면 건축비가 3.3㎡당 400만~500만원 정도 든다.



 맞춤형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식이 표준형이다. 직접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에서 준비한 설계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것이다. 대개 업체별로 수십 가지의 설계도면을 갖추고 여기에 맞는 자재를 대량 구매해두기 때문에 자재비 등을 아낄 수 있다. 건축비는 3.3㎡당 350만~400만원 정도다. 단독주택 전문시공업체인 네이처하우스BU 박창배 대표는 “표준형이라도 어느 정도 설계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듈형, 공동구매 최고 20% 저렴



공장에서 집을 조립하는 모듈형은 건축비가 가장 적게 든다. 정해진 설계와 정해진 자재로 공장에서 제작해서 현장으로 옮기는 제작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낮췄다. 3.3㎡당 200만~350만원 정도다. 가평·양평군 일대 땅 231㎡에 50㎡형 전원주택을 짓는 데 1억2000만원(땅값 포함) 정도면 된다. 모듈형은 대부분 스틸(무게감을 줄인 강철)이 주재료지만 최근 나무로 짓는 목조 주택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서울 전셋값을 들고 전원주택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임모(54)씨는 최근 경기도 양평에 1억7000만원을 들여 전원주택(92㎡)을 지었다. 살던 아파트(109㎡형) 전셋값 2억7000만원으로 비용을 충당했다. 임씨는 “전세난 걱정 없이 자연 속의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격보다 주거·주말용 따져야



  부경건축 김선용 대표는 “서울에서 66㎡형 아파트를 전세 얻으려면 평균 2억원 가까이 드는데 그 비용이면 땅값을 포함해 넓은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원주택을 저렴하게 짓더라도 가격에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머무는 세컨드 하우스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모듈형이 유리하다. 공사기간이 1~2개월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공동구매 방식을 활용하면 비용을 더 아낄 수 있다. 예컨대 목조주택에 필요한 자재는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을 해야 한다. 자재비뿐 아니라 관세나 운임비용이 붙어 최종 구매 가격이 비싸진다. 모듈형의 경우 해당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공동구매에 참여하면 건축비의 최대 2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다만 어느 정도 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해 기간의 제약이 있다.



지속적으로 거주할 계획이라면 비용이 다소 비싸더라도 맞춤형이나 표준형이 낫다. 어린 자녀를 위한 미끄럼틀, 노인 부부를 위한 낮은 난간 등 특화설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동호회 등에 가입하면 ‘품앗이’를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전원주택을 지은 회원들이 조언해주거나 일손을 보태준다.



전원주택을 장만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게 관리비다. 집을 저렴하게 지어도 관리비가 많이 든다면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고정적인 수입 없이 관리비 부담이 크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원주택을 지을 때 단열재나 창호를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고성능 단열재를 활용하면 가스·전기·수도 등 관리비를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 콘크리트 주택은 단열재로 스티로폼을 주로 쓴다. 법정 기준은 85㎜지만 35㎜만 두껍게 시공해도 냉난방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목조주택은 솜 모양의 유리섬유 단열재나 뿌리는 우레탄폼을 활용하면 냉난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창호도 관리비를 아낄 수 있는 요소다. 일반 유리보다 유리 표면을 금속 등으로 얇게 코팅한 로이 유리(low-E glass)를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용은 생각만큼 많이 들지 않는다. 네이처하우스BU에 따르면 165㎡ 전원주택 단열재(스티로폼)의 두께를 120㎜로 할 경우 85㎜로 할 때보다 비용이 150만원 정도 더 든다.



시공업체와 하자·보수 책임 명확히



 전원주택은 집을 지을 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집을 짓기 전에 해당 토지에 대한 규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칫 개발이 제한되는 자연·보존녹지지역 등에 해당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지자체별로 관련 규정이 다를 수 있어 건축면적 제한, 대지경계선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공동주택과 달리 하자·보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공업체와 계약할 때 하자·보수 보증 기간이나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전기·통신·보일러 등 전문 분야는 시공업체가 직접 보수하는 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 설계에 개인 취향이 반영돼 나중에 팔 때 조건에 맞는 매수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홍석민 실장은 “아파트처럼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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