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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미대사관 도청 앞에 왜 어색한 침묵인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우방인 한국을 비롯한 38개국의 미 주재 외교 공관을 도청과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염탐했다는 의혹은 외교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2010년 문건을 통해 보도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국 정부는 미국에 즉각적인 확인은 물론 재발 방지까지 요구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전날 독일 주간 슈피겔이 NSA의 도청 의혹을 보도하자 미·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행에 제동을 걸기까지 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은 “협력국 간 스파이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도청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미국과의 시장 확대 협상을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이와 비교하면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일부 매체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공식 대응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은 보안 문제의 심각성에 비춰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이에 대해 미 국가정보국(DNI)과 국무부가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미국도 외국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피해국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유감스럽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각국 정보기관은 각국 수도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번 일이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것도 그리 적절하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 측의 주장대로 정보 활동은 어느 나라에서나 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 주권이 미치는 대사관에 대한 도청 등 염탐은 중대 사안이므로 즉각적인 확인 요청과 엄중한 항의가 필요하다.



 외교부가 2일 이 사건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뒤늦게 “미국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해 둔 상태”라며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은 대대적인 보안 점검으로 어떤 식으로 도청이나 해킹을 당했는지를 파악하고 보안 수준을 높여 재발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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