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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현대과학 … 단테의 지옥이 이런 모습일까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작가 단테는 『신곡』 지옥편에서 ‘지옥의 가장 암울한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비돼 있다’고 했다. 우리 시대 이야기꾼 댄 브라운도 신작 『인페르노』에서 주인공 로버트 랭던의 입을 빌려 “위기의 시대에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고 말했다. 인류 공통의 문제에 무관심한 이들에게 던지는 날 선 비판이다. [사진 문학수첩]
4년 만에 찾아온 댄 브라운(49)은 더 막강해졌다. 무대는 이탈리아 피렌체. 로버트 랭던 교수를 둘러싼 추격전을 그린 신작 『인페르노』(문학수첩)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신작 『인페르노』 댄 브라운 인터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에서 기독교의 비밀을 추적한 『다빈치 코드』(2003)는 전세계에서 9000만 부 넘게 팔렸다. 댄 브라운은 즉각 초특급 작가로 떠올랐다. 중세 비밀결사 프리메이슨의 잃어버린 상징을 찾는 후속작 『로스트 심벌』(2009)은 부진했다. 하지만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한 신작은 『다빈치 코드』에 버금가는 긴장감을 준다. 댄 브라운을 e-메일로 만났다.



 ‘인페르노’는 지옥·연옥·천국으로 구성된 『신곡』의 첫째 지옥편. 단테의 『신곡』은 소설 속 모든 비밀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텍스트다. 『신곡』 속 지옥의 광경을 잘 묘사했다는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와 단테의 ‘데스마스크’에 새겨진 단서가 랭던을 모험 속으로 밀어 넣는다.



 -왜 『신곡』인가.



 “『신곡』은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함께 당대를 초월하는 예술적 성취를 이뤄냈다. 단테는 문화·종교·역사·예술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은 시인 롱펠로우·초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리스트·베르디, 화가 미켈란젤로·블레이크·달리를 비롯, 현대 비디오 게임 개발자에게까지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작품이 실제로나, 문학 혹은 상징적으로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철학과 역사, 단테의 지옥 속 우울한 여정이 어우러지는 스릴러를 구상하게 됐다.”



인류멸망 노리는 천재과학자와 대결



 과학과 종교의 대결(『천사와 악마』), 신과 인간의 관계(『다빈치 코드』 『로스트 심벌』)에 이어 이번 작품의 문제의식도 결코 가볍지 않다.



브라운은 『인페르노』에서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인간의 무모한 시도를 그려낸다. 맬서스의 인구론을 신봉해 인류멸망방정식을 만들어 낸 천재 유전공학자 조브리스트는 인류를 향한 생물테러 계획을 세우고, 랭던은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부정적인가.



 “과학은 우리에게 신과 같은 권력을 줬다. 하지만 과학이 준 새로운 기술을 안전하게 다룰 도덕적 잣대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딜레마에 빠진다. 불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 같다. 실수로 집을 태울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상징과 코드를 풀어가는 그의 장기는 여전하다. 독자들은 랭던의 시선을 따라가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집필 땐 전화·인터넷 없이 모래시계만



 -사람들은 왜 상징에 열광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인생의 무작위성을 두려워한다. 나쁜 일이 생기면 그 배후에 뭔가 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얻는다. 신의 뜻이거나 검은 세력의 음모, 하다못해 별의 영향이라고까지 생각한다. 음모론이나 고대의 상징, 비밀 코드에 대한 나의 열정은 일상의 삶 밑에 무언가 강력한 힘이 숨겨져 있다고 믿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데서 시작된다.”



 -『다빈치 코드』 이후 당신의 삶이 변했나.



 “그렇지 않다. 여전히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빈 종이를 마주한다. 내 작품 속 등장인물은 판매부수에 관심이 없다. 늘 같은 양의 에너지와 집중을 요구한다. 자선을 베풀 만큼 여유롭게 된 건 감사한 일이다. 다만 사생활이 많이 없어진 건 나쁜 일이다.”



 -글을 쓸 때 특별한 습관이 있나.



 “집필할 때는 완전히 집중할 환경이 필요하다. 집에서 떨어진 건물에서 글을 쓰는데 전화도 없고, e-메일이나 인터넷도 할 수 없다. 책상에는 앤틱 모래시계가 있다. 63분마다 쉬거나 스트레칭을 한다. 글쓰기에 속도감을 주는 동시에 알람시계 역할도 한다.”



 -리뷰를 읽지 않으려 한다는데.



 “나는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쓴다. 리뷰는 특정 평론가가 작가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측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책에서 쓴 것에 대한 독자의 반응 여부다. 이번에는 도덕과 역사, 미래에 대한 내 생각을 담았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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