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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중국이 한국을 지켜보는 이유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 미국대사




6자회담은 다자 외교의 대표적인 사례로 흔히 인용된다. 미국·중국·러시아·한국·일본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이 회담은 여타의 수많은 문제에 접근하는 플랫폼 구실도 해 왔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선 이웃 국가를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며 미·중 관계에 도움이 됐다. 6자회담 메커니즘으로 가장 강화된 것은 한·중 관계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과거 부담스러웠던 한·중 관계는 이제 바뀌려는 중이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6자회담으로 생겨난 공식 협력 덕분이기도 하다. 중국이 북한에 중심을 두는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데 성공했다면 중심축을 다른 곳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서울이다. 어쨌든 중국은 한반도와 지속 가능한 관계를 필요로 한다. 양국 관계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의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최근 몇 십 년간 더욱 가까워졌다. 오늘날 한·중 간 무역량은 북·중 간의 무역량을 크게 넘어선다. 하지만 양국 관계의 정치적 동력은 언제나 제한된 것이었다. 중국은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데 반해 한국의 민주 정부에 대해 따뜻한 태도를 취한 적이 과거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중국은 요즘 한국의 소프트파워라는 새로운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를 구현 중인 박 대통령은 중도우파 연합을 대표한다. 그는 안보에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만 지적인 에너지와 침착함을 지니고 새로운 이슈와 어젠다를 받아들인다. 게다가 베이징 칭화대(淸華大) 연설의 앞뒤 부분을 중국어로 했는데 이는 중국의 지도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좋은 반향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아시아 전반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퍼져 나가고 있다. 그 문화적·과학적 업적은 세계 전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과의 관계가 어려울 때조차 일본 관광객은 서울로 몰려들었다. 쇼핑을 하고 국제적으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촬영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인간적 면모를 더해 줄 것이다. 이번에 외교 분야의 비약적 돌파구가 합의된 것은 없다. 중국은 박 대통령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만일 북한이 현재와 같은 고립과 망각의 길을 고집할 경우 직접적인 이웃이 될 후보로서 그를 재보았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중국은 알고 있다. 하지만 또한 한국의 성숙한 여타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그가 중국과 튼튼한 관계,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관계를 원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번 방중은 중국이 가까운 문제와 먼 장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시기에 이뤄졌다. 중국은 마지못해 북한으로부터 중심축을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북한의 어린 지도자 김정은의 청소년 같은 행태에 따른 일시적 좌절감의 결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지난 수세기가 지나는 동안 중국은 한 왕조의 종말이 가까워질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해 어느 정도 배운 것이 있다.



 그리고 만일 한국의 최근 발전 과정에서 뭔가 참고가 될 수 있는 것 있다면, 중국의 경제적 변화에는 그에 못지않게 극적인 정치·사회적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중국이 박 대통령을 어떻게 대접했느냐는 한국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기보다는 중국의 변화를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의 정체성의 핵심, 그리고 현대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와 관계되는 문제다.



ⓒProject Syndicate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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