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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조경제 시대에 '관치수금'이 웬 말인가

산업통상자원부가 대기업에 전화해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자신들이 제안한 ‘산업혁신운동 3.0’의 재원 마련을 위해서였다. 이 운동은 중소기업의 경영 혁신을 위해 외부 컨설턴트와 설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두 달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장을 만나 제안한 것으로, 산업부는 지난달 중순 대기업들이 5년간 2000여억원을 내놓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이 대·중소기업 상생의 취지에 동감해 자발적으로 내놓았다면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반대였다는 점이다. 산업부 관리가 나서서 돈을 수금(收金)하다시피 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한 기업은 “산업부 모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얼마를 출연할 거냐’고 묻더라”며 “아직 모르겠다고 했더니 ‘어떤 곳에는 매년 100억씩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당신네도 몇 십억쯤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그래서 이 기업은 다른 기업이 얼마 내는지 알아본 뒤 액수를 정했다. 또 다른 기업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더니 산업부가 “그것까지 다 포함해서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운동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답변도 비슷하다. 모금 과정에 대해 자신들은 모른다면서 “산업부에 물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여전히 “기업들이 출연금 액수를 자발적으로 정해서 알려왔다”며 “금액을 얘기해준 건 가이드라인 차원이며 몇몇 대기업은 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진상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기업과 대한상의 측 얘기가 사실이라면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이번 일만큼은 결코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이런 ‘관치 수금’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나 보던 구시대적 작태라서다. 21세기에, 그것도 시장경제를 한다는 나라에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하물며 자율성을 근간으로 한 창조경제를 주창하는 박근혜정부에서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만일 사실이라면 창조경제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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