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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中 건전한 세력 도와 ‘선한 모습’ 드러내게 지원을”

미래 연구단체인 ‘로마 클럽’은 지난해 ‘중국이 2052년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주도권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로마클럽은 1968년 창설돼 정계·재계·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참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 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참석한 ‘잘츠부르크 글로벌 세미나’에 참석한 마틴 리스(Martin Lees·72·사진) 전 로마클럽 사무총장을 지난 27일 만났다.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뒤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중국을 왕래하며 중국 고위층의 자문 역할도 해왔다.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한국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중국 내부에는 서로 다른 욕망이 존재한다. 서구 열강의 침략 때문에 역사적 피해의식을 가진 이들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서방에 중국 측 생각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중국에서 건전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주도권을 잡도록 돕고, ‘선한 중국’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개의 세력이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이다. 중국에 겁을 주려고 하거나, 성을 돋우거나 하면 아주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당신은 ‘친중파’라는 평가를 받는데, 미·중 관계의 근본은 협력인가 충돌인가.
 “개인을 중시하는 미국 가치관과 집단을 중시하는 중국 가치관은 잘 맞지 않는다. 문명의 충돌이다. 양국은 항상 어려운 사이가 될 것이고, 그건 변하지 않을 거다. 난 눈먼 사람이 아니다. 나는 30여 년간 중국 지도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며, 무엇을 이뤘는지 지켜보았다.”

 -중국의 부상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중 간의 밀접한 경제 관계가 한국의 안보 변수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다. 현실적으로 볼 때 북한 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한·중 모두에 짐이 된다. 북한 체제의 연착륙이 이롭다는 점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 사이에 있는 한국 지도층에 뭔가 조언한다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매우 흥미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가난을 딛고 일어나 선진국클럽에 진입했다. 또 자신의 경제발전 모델을 증명한 나라다. 개도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이런 위치는 매우 소중하다. 이걸 잘 활용해야 한다. 한국 같은 수준의 나라는 터키 정도밖에 없다. 한국은 국가전략을 잘 세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상으로 정치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즘 캐나다가 그런 역할을 한다. 한국은 지금 전략적 기회를 갖고 있다.”

 -한국이 조심해야 할 리스크에 대해 말해 달라.
 “한국은 ‘북한’이라는 아주 펀더멘털하고도 특별한 리스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쉬운 해법이 없다. 우선 북한이 한국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한국은 강하고 초연해야 한다. 동시에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남북 간에 건설적인 관계를 형성해 ‘북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지칠 때도, 실망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다. 북한과 끊임없이 관계의 연결망을 구축하고 넓혀나가야 한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내부적으로 여러 파벌이 존재한다. 북한의 강경파에 도발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을 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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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