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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병에 항우울제 먹으면 악화될 수도

여의도성모병원
가끔 잔혹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얼마 전에는 여중생이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너는 죽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 경우 가해자는 조울병(양극성 장애)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감정의 양극단을 오가는 조울병은 우울증보다 더 무서운 병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영섭(사진) 교수에게 조울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들었다.
 
 -조울병이란 어떤 질환인가.
 “감정의 기복이 양극단으로 흐르는 기분장애를 뜻한다.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극도로 우울하고 슬픈 상태인 울증(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난다. 양극성 장애라고도 부른다. 조증이 나타날 땐 의욕과 에너지가 넘치고 기분이 들뜬다. 평소보다 생각과 말이 많아진다.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다. 그러다 우울 증세가 나타나면 피곤하고 식욕이 감소하며, 슬프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조증만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난다.”

 -조울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인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부모가 조울병을 앓는 경우 자녀의 발병 확률은 10배 이상 높아진다. 뇌 기능의 불균형이 원인으로 짐작된다. 뇌의 전두엽은 조절·억제 기능을, 측두엽은 감정 생성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 부위에 이상이 생겨 균형이 깨지면 감정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도파민·세로토닌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도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이는 타고난 유전적 요인 탓일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 야간근무 등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우리 신체에는 해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드는 일주기성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야간근무, 스트레스 등으로 주기가 깨지면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균형에 혼란이 발생하고, 기분 조절에 영향을 미쳐 조울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울증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던데.
 “조울병과 우울증의 차이점은 조증 존재 여부다. 하지만 대개 조울병은 우울증 증상부터 나타난다. 이 시기엔 우울증으로 진단받을 확률이 높다. 향후 조울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또 조증의 증세가 약한 경우(경조증)도 조울병 진단이 어렵다. 외국 연구에 의하면 조울병 환자 중 70%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조울병 진단을 받기까지 8~9년 이상 걸린다. 우리 병원에서도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10%가 5년 안에 조울병으로 진단명이 바뀌었다. 결국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의 20~30%는 조울병인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질환이 더 심각한가.
 “조울병이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증 기간을 겪다가 우울증이 나타나면 그 감정의 간극이 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조울병 환자의 10~15%가 자살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또 조울병은 우울증보다 재발률이 높고 치료가 힘들다. 조울병의 90%가 재발한다. 재발할수록 뇌세포는 점점 더 예민해져 다음 재발까지의 간격이 짧아진다.”

 -조울병을 판단할 수 있는 특징과 자가진단법은.
 “정말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들뜨는 건 정상적이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조울병을 의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돈이 없으면서도 자신이 수백억원을 벌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큰소리를 친다거나, 새벽 5시부터 친구들한테 전화해 쉴 새 없이 떠든다. 과대망상을 동반해 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사람도 있다. 현실이나 주변 환경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자가진단은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서비스하는 ‘조울병 자가진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하다. ‘조울병’ ‘양극성 장애’를 검색하면 나온다.”

 -조울병의 치료법은.
 “1차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다. 뇌세포를 안정시키는 약물을 처방한다. 증상이 심할 땐 상담보다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단, 항우울제(우울증 치료제)를 처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항우울제가 조울병을 악화시킨다는 의견과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의견으로 갈라진다. 항우울제보다는 기분조절제 계통의 약물을 써야 한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완화되면 질환에 대한 교육과 면담치료, 인지치료를 진행한다. 특히 조증 기간이 지나면 자신이 과장되게 했던 행동이나 말이 부끄러워 힘들어 하는 환자가 많다. 조울병의 특징과 경과, 경험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이 조울병 환자를 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병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환자의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의지 박약, 성격 이상으로 바라보거나 지나치게 비난하면 환자가 심한 상처를 입어 증세가 심해진다. 또 치료를 잘 받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우울증 기간에는 의욕이 없어서, 조증 기간에는 문제 없다며 치료를 기피하기도 한다. 조울병은 치료를 받으면 상당 부분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요즘엔 정신과 치료 트렌드가 환자 개인에 대한 맞춤 치료다. 예전처럼 무작정 획일적인 약물 처방을 하지 않는다. 질환과 치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도움을 받도록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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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