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지자체 부실 프로젝트, 책임 물을 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업들이 잇따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완공은 했으나 경제성이나 안전성이 나빠 제 기능을 못한 채 세금만 축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태백시와 용인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O2리조트와 용인 경전철, 뜯어낼 수도 운행할 수도 없는 인천 월미은하레일도 있다. 한강의 세빛둥둥섬과 경인아라뱃길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O2리조트와 용인 경전철은 수요 예측을 턱없이 잘못해 억지춘향 격으로 적자 운영 중이다. 공사비 853억원이 들어간 월미은하레일은 개통 4년이 지났지만 안전성 문제가 심각해 운행 불가 판정을 받았다. 납세자인 시민으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서울 반포대교 남단 한강 위에 세워진 세빛둥둥섬은 완공 2년이 지났지만 혈세 낭비 논란 속에 운영업체도 선정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14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고 해서 ‘세금둥둥섬’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경인아라뱃길이 지난달 개통 1주년을 맞았다. 서울 강서구에서 인천까지 한강~서해를 잇는 연장 18km, 폭 80m의 수로다. 한계에 이른 수도권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레저가 융합된 ‘글로벌 명품 뱃길’을 지향했다고 하지만 지난 1년간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컨테이너와 일반화물 물동량이 각각 예상치의 9%, 15%에 불과했고 유람선 승객도 기대치의 절반 이하였다.



부두와 뱃길이 화물선 한 척 없이 텅 비어 있을 때가 많고, 수질 오염에 따른 악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라뱃길이 물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인근에 화물이 나올 만한 산업시설이 없고, 수로 폭도 좁아 대형 선박의 운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인천항 내항·북항·남항이 있어 굳이 2∼3시간을 추가로 허비하면서까지 아라뱃길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신생 항만인 만큼 물류 기능 수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르다. 시간이 더 흐르고, 물동량을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 방책을 써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거다. 한마디로 물동량이 적을 것이라는 예측을 외면한 채 달콤한 수치만 들이대며 무리하게 전시성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대규모 국책·지방 프로젝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성이나 사업 타당성을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치적과 인기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건주의 유혹에 빠져 섣부른 공약을 지키려 의욕만 앞세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실 사업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추궁할 건 추궁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관련 업계, 전문가 집단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민 혈세를 이렇게 무작정 낭비하는 것도 직무유기나 다름 없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