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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펀드 3분기까지 안 좋아 … 10월 3중전회 봐야"

12조3300억원.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 펀드에 쏟아부은 돈이다. 해외 펀드 중에 나라별로 따져 제일 많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글로벌 신흥국 주식형 펀드, 아시아 신흥국 펀드, 아시아·태평양 펀드 등을 통해 중국에 들어간 돈도 있다. 어림잡아 최소한 15조원은 넘는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부은 돈이 많은 만큼 한숨도 깊다. 중국 주식시장이 하도 비실비실해서다. 가뜩이나 안 좋은 판에 현지 중소은행에 자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면서 최근 시장 분위기가 더 악화됐다. 상하이지수는 올 들어 26일까지 14% 하락했다. 상황이 이런데 중국 펀드가 성할 리 없다. 펀드 평가 전문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중국 펀드들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2%를 기록했다. 그 뒤에도 지수가 하락했으니 현재 성적은 더 나쁘다. 과연 중국 주식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또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시진핑, 경기부양 카드 꺼낼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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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운용사들의 답은 이랬다. “3분기까지는 안 좋다. 그래서 펀드도 현금 비중을 늘리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하겠다. 투자자는 일단 기다리는 게 필요하다.” 중앙일보가 중국 관련 대형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삼성·신한BNPP·프랭클린템플턴·피델리티 5개 자산운용사에 설문한 결과다.

 중국 주식시장을 괴롭힌 원인에 대한 진단은 일치했다. 경기 둔화와 중소은행 자금줄이 막힌 것이었다. 글로벌 은행 HSBC가 조사하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월과 6월 두 달 연속해 경기 하강을 나타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7.8%에서 최근 7.4%로 낮췄다.

 경기가 나빠지는 한편에서 중소은행들은 돈 구하느라 난리다. 예금자와 자산관리상품 투자자들의 인출·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급급하다. 그럼에도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돈이 너무 많이 풀렸고 부동산 거품까지 끼었다”며 유동성 공급을 거절하고 있다. 중소은행들은 별수 없이 대형 은행으로부터 고금리에 돈을 빌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은행 위기론까지 번졌고, 최근 들어 은행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런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자산운용사들은 보고 있다. 인민은행이 자금 공급에 고개를 젓는 지금의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시장에 맡기는 구조조정’을 내세우는 한 인민은행이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영 급하다 싶으면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식의 응급처치는 하겠지만 그 이상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캐서린 영 아시아·태평양 투자부문 이사는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기보다 은행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산을 관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에서 ‘구조조정’이 화두인 것은 은행뿐이 아니다. 각종 산업도 그렇다. 지금까지 중국은 중앙·지방정부가 온갖 기업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다. 그러다 보니 경쟁력이 약한 곳까지 연명을 하게 됐다. 이래선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생각한 게 시장을 통한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있는 곳이 살아남게 만들어 기업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운용사, 성장주보다 가치주로 방향 전환


 중국 정부가 이렇게 마음먹은 이상 당분간 별다른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건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이는 주식시장에 별로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삼성자산운용 유재성 홍콩법인장은 “경기 둔화 때문에 중국 기업 실적도 나빠질 수 있다”며 “올 3분기까지는 오락가락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리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보수적 운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주식을 처분해 현금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병하 상무는 “지금까지 ‘크게 성장할’ 종목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꾸준히 수익을 낼 가치주 쪽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위기가 바뀔 계기는 4분기에 찾아올 것으로 전망됐다. 10월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회의(3중전회)’가 그것이다. 이 자리에서 새 정부가 구체적인 성장·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수혜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3중전회 후 수혜주 등장 기대

 자산운용사들은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일단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규 투자자라면 기다리다 3중전회 전에 조정을 받는 시기를 노리라는 것이었다. 기존 투자자에 대해서도 환매보다 관망을 권했다. 자산운용사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게 환매나 다름없는 효과를 준다는 이유다. 다만 “환매보다 대기”라는 말에는 환매가 일어날 경우 맡은 자산이 줄어 수입이 감소한다는 자산운용사의 입장이 배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지금이 분할매수를 할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2011년과 지난해 중국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을 때 상하이지수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반등했고 기업 이익과 주가 수준을 비교해 봐도 앞으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견해다. 563억 달러(약 65조원)의 글로벌 자금을 책임지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마크 모비우스 신흥시장그룹 회장은 중앙일보 설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주 길게 보면 신흥시장은 하락장에서 떨어지는 폭보다 상승장에서 오르는 폭이 언제나 컸다. 신흥시장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결국 상승의 과실을 더 크게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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