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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요즘 신흥국 통화가치 왜 떨어지는 건가요

[일러스트=강일구]

Q 틴틴 여러분. 요즘 신문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그중에서도 신흥국이 더 문제예요.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주가는 떨어지고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고 해요. 오늘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A 최근에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미국이 돈줄을 죌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작됐지요. 미국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통해 매달 850억 달러(약 96조원)의 국채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면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난해 시작된 이른바 3차 양적완화(QE)랍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요.

 어떤 나라든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이라는 걸 해요. 경기가 나쁘면 돈을 더 풀고(팽창정책),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 상승을 우려해 돈을 죄는 긴축정책을 합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적극적인 통화팽창 정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만큼 미국 경제가 몇 년간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는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주택가격이 오르고 실업률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답니다. 그럼, 좋은 거 아니냐고요. 물론이죠. 근데 금융시장은 뜻밖의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양적완화를 멈추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것이지요.

 특히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이 매달 막대한 양의 국채를 사 주고 있는데 이 규모를 갑자기 줄이면 채권 값이 떨어질 게 자명해요. 투자자들이 황급히 국채를 팔면서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지요(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한답니다. 4월 24일자 경제 10면을 참고하세요).

 이제 미국 시장의 동요는 신흥국가들로 파급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인도·필리핀·태국·칠레 등 이른바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요. 즉 외국인투자자들이 이들 나라에서 돈을 빼내려면 해당 국가 화폐는 팔고 달러는 사는 환전 과정을 거칩니다. 당연히 외환시장에서 달러 값은 오르고 신흥국 화폐 값은 떨어지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인도 루피화의 경우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브라질과 남아공 화폐도 최근 4년래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어요.

 왜 돈을 빼느냐고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그동안 주식시장을 떠받쳐 왔던 돈의 힘이 약화될 것이란 판단을 하는 것이지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입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이머징 시장에서 빠져나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진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달러화 강세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자기 나라가 아닌 외국 자산에 투자할 때는 늘 환율 변동을 걱정할 수밖에 없어요. 신흥국에 투자했다가 해당 국가 화폐가 강세면 환차익을 보겠지만 약세면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연준이 달러화를 찍어대던 것을 멈추면 달러화 강세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환차손을 더 입기 전에 빨리 신흥국 자산에서 돈을 빼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당연한 판단이겠지요.

 금리 차이도 있습니다. 미국 자본이 신흥국에 투자하는 큰 이유는 바로 신흥국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지요. 근데 최근 이 차이가 많이 줄었어요. 왜냐고요.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미국의 금리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서예요. 금리란 일종의 돈의 값인데 경제가 좋아지면 자금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오르기 마련이에요. 또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도 대개 함께 오르는데 그럴 경우 중앙은행들은 지나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높여요. 위에서 말한 통화 긴축정책이랍니다.

 경기회복기에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또 있답니다. 틴틴 여러분. 여윳돈이 있을 때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 주식과 채권이에요. 그런데 이 두 수단은 큰 차이가 있어요. 주식은 위험자산,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얘기할 수 있어요. 즉 주식은 기업 실적에 따라 크게 오르내리기 때문에 큰돈을 벌 수도, 큰돈을 잃을 수도 있어요. 반면 채권도 금리 변동에 따라 이익을 볼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에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회사가 망하지 않으면 만기 때 이자와 함께 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암튼 경기가 좋아지면 대개 기업의 주가가 오르게 되는데 주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채권 값이 떨어지는(금리 상승) 측면도 있지요.

 자 어쨌든 외국인들이 돈을 빼면서 신흥국 시장은 요동치고 있답니다. 주가도 떨어지고 통화가치도 급락하고 있지요. 지난달 이후 대부분의 이머징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어요. 물론 한국의 원화도 마찬가지예요.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뭐가 어떠냐고요. 사실 통화가치 하락은 그 나라로서 장단점이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는 좋은 측면이 많습니다. 똑같은 금액을 수출해도 자국 통화가치가 약세면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지요. 달러로 책정된 수출 가격이 해당 국가 화폐로 환산하면서 오르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오르게 되는 점은 부담이 됩니다. 장단점이 모두 있다면 문제가 없는 거 아니냐고요.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통화가치가 급변하는 것은 경제에 부담이 됩니다.

 틴틴 여러분 혹시 1998년 우리나라가 겪었던 외환위기를 아나요. 당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원화가치가 폭락하고 결국 우리나라가 부도 위기에 몰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지요. 이렇게 외국 돈이 빠르게 나가고 달러마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들은 더 많은 채무를 지게 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커진답니다.

 틴틴 여러분. 이렇듯 금융시장이란 아주 복합한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전문가라는 사람도 정확히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기 쉽지 않아요. 만일 그걸 정확히 예상한다면 떼돈을 벌 수도 있겠지요.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데 좀 도움이 되셨나요.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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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