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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마, 패러다임을 바꿔라 (하) 한국의 새로운 도전

한국의 경주마 육성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2006년 미국에서 씨수말 ‘메니피’를 데려온 게 촉매가 됐다. 사진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경주마 경매 모습. [사진 한국마사회]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국내산 경주마 경매가 열렸다. 한 살짜리 암말이 2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농기계 수리공을 하다가 2000년부터 아버지의 대를 이어 경주마 생산에 뛰어든 이광림씨가 키운 말이다. 그는 2008년과 2010년 8400만원, 2011년 1억1000만원, 지난해 3월에는 1억6000만원의 경주마를 만들어냈다.

그의 말이 고가에 팔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주 성적이 좋아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이씨가 그동안 생산한 경주마는 132마리다. 그가 키운 말이 지금껏 벌어들인 상금은 112억원. 마리당 상금이 7500만원으로 국내 경주마 평균(5000만원)보다 2500만원이나 많다. 지난 3월 열린 경매에서 제주 명마 목장의 2세 수말이 2억9000만원에 낙찰돼 국산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의 경주마 육성산업이 다이내믹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말 산업의 씨앗은 한국마사회가 뿌렸다. 지난 2006년 씨수말 ‘메니피’를 미국에서 들여오는 데 37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마사회는 모두 530억원을 투자해 씨수말 40마리를 들여왔다. 우승 경주마 양성을 위해 지난해까지 무료로 씨수말의 씨를 제공했다. 이 같은 투자는 혈통을 따져서 경주마를 생산하는 선진국 시스템으로 한국 경마를 업그레이드시킨 촉매가 됐다. 현재 몸값 1억원 이상의 경주마 10마리 가운데 5마리는 ‘메니피’의 자마다. 자마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자 메니피의 가치도 급등했다. 지금은 몸값이 100억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민간 목장이 스스로 씨수말을 도입하는 등 경주마 육성사업이 틀을 갖춰 가고 있다.

 마사회는 2011·2012년에는 말레이시아에 경주마 9마리를 수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마카오에 2마리를 팔았다. 미국·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 시장을 분점했던 기존 국가의 틈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경주마 수출은 경마장 플랜트, 운영 시스템, 전문 관리 인력 연계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은 연간 2500여 마리를 수입하는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원일 마사회 홍보실장은 “말 산업의 근간에는 경마가 있다. 사행산업이라는 굴레로 경마를 바라보고 규제한다면 경주마 육성 등 말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카지노와의 경쟁 때문에 경마 마권 매출은 점점 줄고 있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레드오션에서 경쟁하는 건 소용없다. 앞으로 마사회는 말산업과 레저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2022년까지 전체 수익의 30%를 경마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과천에 있는 서울경마공원은 지하철을 이용해 쉽게 올 수 있다. 경치와 공기가 좋다. 이런 장점을 살리면 컨벤션과 국제회의 등 마이스(MICE) 산업을 할 수 있다. 가족들이 찾아와 휴식을 즐기는 테마파크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송정석 한국마사회 마케팅 팀장은 “서울경마공원을 거대한 테마파크로 설정하고 경마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다. 경마공원이 주말만 붐비는 게 아니라 일주일 내내 공연장이나 놀이, 문화시설로 활용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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