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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문학 … 창조적 융합이 시장 선도

기술인문융합창작소는 기술·인문 융합 시대에 대응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4월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같은 해 9월 서울 동숭동 기술인문융합창작소에서 열린 ‘창의융합콘서트’에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기술인문융합창작소]

“사람들은 물건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구입합니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기술인문융합창작소. 소극장처럼 마련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내용은 ‘IT와 인문의 융합’으로, 대구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있는 박진우 디자이너가 강연자로 나섰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들은 연구소에서 일하는 공학도·교수·산업기술 연구개발(R&D) 관계자 등 이공계 인재들이다. 기술인문융합창작소가 주최하는 ‘창의융합콘서트’의 한 장면이다.

 인문계와 이공계를 넘나드는 창조성이 경쟁력인 시대다. 아이폰과 페이스북 이후 인문학적 감성이 깃든 R&D 사업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단지 기술기업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는 기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4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하 기술인문융합창작소를 설립했다. ‘추격형 R&D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의적인 선도형 R&D의 기반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만든 연구기관이다. 인문사회·과학기술 공동연구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남식 계원예술대 총장이 창작소 설립 이후 쭉 소장을 맡고 있다. 연구 인력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네 명, 한국전자통신원·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한 명씩 파견돼 총 7명이다.

 이들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창의융합콘서트다. 이공학 전문가와 인문학 전문가 간의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지식콘서트다. 같은 주제를 두고 인문학자와 이공학자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지난해 아홉 번 열린 콘서트에는 450여 명이 참석했고 전용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에도 1만5000여 명의 방문자가 다녀갔다. 올해는 7월 시작할 예정이다.

 콘서트 외에도 창작소는 문화관광부·산업융합지원센터 등 유관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기술·인문 융합을 기반으로 의제를 기획한다. 쌓아놓은 융합지식 자료도 2000건이 넘는다. 올해는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공계 대학생들을 위한 융합교육 교재를 개발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을 대상으로 ‘융합 워크숍’도 열 계획이다. 올해 예산으로는 총 21억원이 책정돼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다. 구글은 2011년 채용인력 6000명 중 5000여 명을 인문학 전공자로 채운 이후 지금까지도 인문학 전공자 채용에 적극적이다. 인텔은 디자이너·심리학자·소설가·공학자로 구성된 ‘상호작용 및 경험 연구소’를 설립해 IT와 인간의 소통방식에 대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이공대생을 대상으로 ST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TS는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사회(Society)의 줄임말로 이 세 가지가 현대생활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이다. 미국의 신흥명문 올린공대도 AHS(Arts·Humanities·Social Science) 프로그램을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 또 밥슨칼리지 경영대학원(MBA)과 공동으로 연구 및 제품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등 융합연구소를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다. 그러나 산업계 등 외부의 관심이 적고 연구교류 활동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 밖에 국내 융합 관련 전담기관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서울시크리에이티브랩이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창작소 관계자는 “국내 융합기관 간의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해 성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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