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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가전, 한국서 성공 땐 전 세계서 통해"

튜 맨토니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가 25일 서울 압구정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 홈시어터 ‘베오랩 14’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뱅앤올룹슨]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롤 모델로 이 회사를 꼽았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고교 시절 이 회사의 헤드폰이 갖고 싶어 사진을 잘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며 “이 회사 제품 감상을 취미로 삼기도 했다”고 말했다. 1925년 피터 뱅과 스벤 올룹슨이 세운 음향기기 회사 뱅앤올룹슨을 두고 한 말이다.

 뱅앤올룹슨은 88년간 오디오·스피커를 비롯해 TV·홈시어터를 만들어온 덴마크 명품 전자회사다. 스피커 한 쌍 가격이 보통 700만~2000만원이다. 최고가 제품인 ‘베오랩5’의 경우 스피커 한 쌍에 3000만원을 웃돈다.

그런 뱅앤올룹슨이 25일 최신 보급형 홈시어터 신제품 ‘베오랩 14’를 국내에 출시했다. 서브우퍼 등 스피커 6종을 포함한 5.1채널 홈시어터 가격이 598만원이다. 그간의 제품 가격에 비하면 파격이다. 이에 대해 튜 맨토니(38)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는 “더 다양한 고객이 우리만의 명품 음향기기를 경험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베오랩 14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울 코오롱갤러리에서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

 - 한국 시장에 대한 첫인상은.

 “한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다. 압구정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전 세계 650개 스토어 중 다섯째로 매출이 많은 곳이다. 또 한국 소비자는 수준이 매우 높다. 한국의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입증받는 것과 같다. 삼성·LG 등의 제품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뱅앤올룹슨 고객의 80%는 남성인데 비해 한국은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 최근 유럽 이외의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홈구장이라고 할 만한 유럽 시장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 고객들이 침대 밑에 현금을 쟁여 놓은 채 지갑을 닫았다. 사실 뱅앤올룹슨은 언제나 ‘틈새(niche) 브랜드’였다. 대량으로 생산한 적이 없고, 대량 생산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매년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의 판매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비유럽권 성장 시장이 중요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9% 성장했다.”

 - 이번 제품은 보급형이다. 그동안 고수해온 ‘프리미엄 전략’이 바뀌는 것인가.

 “베오랩 14는 소형제품이다. 이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이 많다. 그러나 베오랩 14는 예술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로 디자인이 탁월하고 성능도 좋다. 제품 하나를 만들 때 알루미늄 하나를 통째로 써 용접선이 없다. 겉에서 보면 나사 하나 찾을 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던 최고 수준의 기술을 경쟁이 심한 시장에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우리 보고 ‘미쳤다’고 한다.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제품을 테스트하기 때문이다. 온도와 습도, 진동 테스트 모두 극한의 영역에서 진행된다. 우리 제품은 대부분 고객이 돈을 모으고 모아서 사는 고가 제품이다. “꿈을 이룬다”고 말할 정도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원활한 제품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집착할 수밖에 없다. R&D를 하면서 우리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토론을 거듭한다. 성능을 위해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고 특별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협업’의 기업 철학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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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