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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마, 패러다임을 바꿔라 (중) 말 산업 선진국 독일

독일에서 승마는 생활이다. 승마 인구는 170만 명에 이르며 지역별로 연령과 수준에 따라 3600여 개의 승마대회가 열린다. 승마는 운동을 하면서 동물과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정서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사진은 카셀만 목장이 개최한 승마대회 모습. [카셀만 목장 제공]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하밍켈른에 있는 뤼초프 승마장. 지난달 30일 뤼초프 승마클럽이 개최하는 유·청소년 대회가 열렸다. 7~16세 선수 200여 명이 각각 자신의 말을 거느리고 대회장에 진을 쳤다. 독일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대회가 연간 3600개 이상 열린다.

 5세부터 말을 탔다는 비비안 그로스보츠(15)는 동생 응원차 대회장을 찾았다. 그는 “일주일에 다섯 번, 하루 두 시간씩 승마를 취미로 즐긴다. 작은 말을 타다가 얼마 전 큰 말로 바꿔서 길들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잔 헨니히 독일승마협회(FN) 홍보팀장은 “독일 승마 인구는 170만 명에 이른다. 승마 클럽이 7700여 개이며 승마를 할 수 있는 시설은 2만 곳에 달한다. 공립·사립학교와 승마클럽들이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승마 인구를 늘려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탄탄한 승마의 인기와 저변은 독일 말 산업의 근간이 된다.

 독일에는 승용마 생산 목장이 400여 곳이나 있으며 모두 120만 마리의 말이 있다. 헨니히 FN 홍보팀장은 “말 세 마리가 생기면 일자리 1개가 늘어난다. 독일 내 승마 관련 일자리는 30만 개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주나 승마를 즐기는 사람이 말과 관련해 연간 소비하는 금액은 26억 유로(약 3조9000억원)이며 독일 말 산업의 전체 규모는 50억 유로(약 7조5000억원)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산 말은 세계 승마계를 주름잡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194마리 가운데 52마리가 독일산이다. 역대 올림픽에서도 독일은 23개의 금메달을 따 1위를 달리고 있다.

 하겐에 위치한 카셀만 목장은 최고 수준의 승용마를 생산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종업원 90명을 거느린 기업형 목장이다.

 말의 가격은 통상 자동차 한 대 값이라고 보면 된다. 100만원도 안 되는 중고차부터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수퍼카가 있는 것과 유사하다. 카셀만 목장은 자동차로 따지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명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말의 특징을 분석해내고, 적절한 짝과 교배시키며, 뛰어난 자마를 생산해 최고 수준의 승용마로 조련해 판매하는 게 이 목장의 업무다.

 카셀만 목장은 400여 마리의 말을 관리하고 있다. 연간 판매하는 말은 200~250마리 정도다. 목장 대표 프랑코이스 카셀만은 “1981년부터 1년에 한 번씩 경매를 한다. 지난해 경매 때는 모두 50마리를 팔아 1500만 유로(약 2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경매 때 판매한 말의 평균 가격은 30만 유로(약 4억5000만원)다. 최고가에 낙찰된 말은 230만 유로(약 34억5000만원)에 이른다. 그는 “우리의 고객은 아랍에미리트·카타르·러시아·태국·대만·일본·한국 등 전 세계에서 찾아온다. 약 80%가 해외에 수출된다”고 말했다.

 카셀만 목장은 승마클럽 설치와 운영에 대한 컨설팅, 말 전용 병원, 호스쇼 개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승용마 3000여 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쇼크뮬러 목장과 손잡고 말 산업 마케팅 업체를 만들었다.

 한국은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 중이다.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말 사육 두수를 2016년까지 5만 마리, 2022년까지는 10만 마리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밍켈른(독일)=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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