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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벤처가 또 다른 도전을 꺼려서야

김창규
경제부문 기자
지난달 취임한 김도훈(56) 산업연구원장은 이달 초 인사를 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그는 다른 문화를 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국내 산업계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던져볼 생각으로 ‘미래산업연구실’을 신설했다. 지금까지 정해진 틀에 따라 연구를 해왔다면 이 부서는 정해진 것 없이 자유롭게 ‘미래의 먹거리’를 고민할 수 있도록 운영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제일 적임자라 여겼던 연구원에게 실장직을 맡기고 5명 정도의 인력을 연구원 내에서 공모했다. 공모에 앞서 상대적으로 젊은 박사들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했다. 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니만큼 호응이 클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고사했다. 결국 1명만 지원해 이 부서는 단 2명으로 출발하게 됐다.

 이렇게 지원자가 적은 이유로 김 원장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사실 신설 부서는 자기하기 나름이에요. 열심히 해서 다양한 성과를 내면 쭉쭉 성장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몇 년 뒤에 부서가 사라질 운명을 맞게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 부담감이 연구원들을 짓누른 듯합니다.”

 이런 현상은 벤처업계에서도 흔한 일이다. 2001년에는 벤처기업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최고경영자(CEO)였지만, 2011년 말에는 20% 아래로 떨어졌다. 요즘엔 ‘창업을 주장하는 전문가도 막상 자기 자식이 창업한다면 도시락 싸 가지고 다니며 말린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한 벤처기업가는 “요즘엔 창업을 해도 그 단계에서 멈춘다”고 지적했다. 창업을 해서 일단 성공하면 더 큰 회사로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받고 회사를 팔아치우려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매각된 회사는 제대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스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벤처 1세대인 이민화 KAIST 교수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엘리트 청년이 무사안일에 빠졌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전이 있어야만 한다.” 그가 왜 이 말을 했는지 청년뿐 아니라 기성세대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김창규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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