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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원 댓글 사건, 선 넘는 주장 삼가야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어제 간접대화를 했다. ‘식물 국회’의 원인이 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서다. 하지만 문제가 풀리긴커녕 더 꼬이게 됐다.

 박 대통령은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국정원이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국민 앞에서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서한을 통해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개입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대통령이 당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문제’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해명과 사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박 대통령이 그간의 침묵을 깼으니 형식적으론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거다. 그러나 내용적으론 야당이 펄쩍 뛸 만한 말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이란 가정법으로 말했지만 국정원과 경찰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서울경찰청장은 대선을 3일 앞두고 조작·은폐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기소까지 됐다. 박 대통령이 자신은 무관한 듯 평론가적 입장을 취할 일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3월 국정조사에 합의했던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 발표 이후 어깃장을 놓는 것도 박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닌가.

 야당은 야당대로 무리수를 두고 있다. 당 지도부는 어제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원내·장외 투쟁을 병행키로 결정했다. 여성 의원 10여 명이 어제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벌였고 오늘부터 서울 여의도역에서 서명도 받는다고 한다. “대선 불복(不服)이 아니다”고 하지만 실제론 대선 불복 행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OUT’이란 표현까지 등장한 ‘촛불 집회’에서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이 문재인 후보의 낙선을 위해 투입된 게 밝혀진 이상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일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선거 참패로부터 도통 배운 게 없다.

 이젠 서로 불필요한 자극은 피해야 한다. 재판 절차가 시작된 만큼 지켜봐야 한다. 그게 국익을, 국민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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