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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잘 버텼고 인도네시아·브라질은 깊은 상처


‘버냉키 쇼크’에서 가까스로 깨어났으나 혼란은 가시지 않았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랬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올랐지만 나스닥은 내렸고 금리는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41.08포인트(0.3%) 오른 1만4799.4에 거래를 마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돈풀기(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힌 여파로 19~20일 이틀 동안 3.7% 하락한 뒤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0.2% 떨어졌다. 채권 시장 역시 불안이 이어지며 금리가 올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상승해 2.53%가 됐다. 채권은 투자자들이 팔아치우기 바쁠 때 금리가 오른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실장은 “이틀 급락에 대한 반발로 다우지수가 오른 것일 뿐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분간 글로벌 주식·채권·외환시장은 등락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은 주가와 환율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신흥시장에 밀물을 이뤘다가 버냉키 발언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실제 21일 브라질 시장이 그랬다. 미국 다우지수가 올랐음에도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2.4% 하락했다.

 버냉키 발언 이후 21일까지 브라질 주가지수 하락률은 4.9%에 이른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안정적이다. 20~21일 이틀 동안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1조1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코스피지수는 3.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인도네시아(-6.1%), 러시아(-4.9%) 등과 비교해도 양호하다. 외국인들은 신흥시장에서 돈을 거둬들이면서도 한국 채권은 사들이고 있다. 20일에 약 4500억원 순매수를 했다. 채권을 산다는 것은 한국이 괜찮은 장기 투자대상이라는 뜻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한국은 재정이 건전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등 경제 체력이 튼튼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 차관은 이어 “버냉키의 발언은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에 중장기적으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만일에 대비해 24시간 국제금융시장을 모니터링하는 등 네 가지 시장안정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이 한계상황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계산을 해보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다음 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공조를 논의하는 것 등이다.

권혁주·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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