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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버블 잡다 성장 잡을 가능성"

중국 신용경색이 좀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홍콩 2위 매체인 신타오(星島日報)는 “중국 정부가 18일 시중은행에 ‘여윳돈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22일 보도했다. 또 “‘정부가 앞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완화를 무제한 실시할 것이란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도 했다”고 전했다. 경제정책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이 어떤 의지를 갖고 신용거품 수술에 나서 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인들 집 살 때 빚 거의 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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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관심은 신용경색 후폭풍에 쏠리고 있다. 일단 서방 금융역사에서 신용거품 수술은 잘된 적이 거의 없었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뒤따랐다. 중국의 경우는 어떨까. 21일 원이(Wen Yi)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부총재보와 서둘러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신용거품 전문가다.

 -신용거품이 충격 없이 제거될까.

 “쉽지 않아 보인다. 신용거품 때문에 이미 버블이 진행되고 있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충격을 주지 않고 신용거품만을 제거하는 일은 어렵다. 버블을 진정시키려다 위기를 야기하는 오버킬(Overkill)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

 -부동산 거품도 리커창 총리의 제거 대상이지 않는가.

 “맞다. 중국 정부가 틈만 나면 집값 안정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주택시장 거품 붕괴가 후유증 없이 이뤄지진 않는다. 더욱이 중앙정부의 통제권 밖에 있는 게 바로 중국 부동산 시장이다.”

부동산 거품 꺼져도 은행 충격 적어

원이
 -무슨 말인가.

 “경제정책 측면에서 중국 지방정부는 미국 주정부보다 큰 재량권을 갖고 있다. 베이징이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도 잘되지 않은 이유다.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경기를 부추겼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중국 정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에서 부동산 거품 붕괴는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주택담보대출이 집값 추락으로 부실화한 게 은행 자산상태를 나쁘게 했다. 이어 대출이 줄면서 경기가 침체됐다. 중국은 어떤 경로를 따라갈까. 원이 부총재보는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다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금융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은행들의 뒷배를 봐줘서 그런가.

 “아니다. 중국인들이 집을 살 때 빚을 거의 내지 않았다. 집값의 10~30%만 빚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50~70%가 빚이지 않았는가. 집값이 폭락해도 중국 은행들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무너져도 위기는 없다는 말인가.

 “그런 말이 아니다. 중국인들에게 집은 곧 저축이다. 집값이 뚝 떨어지면 저축해 놓은 돈이 사라진다.”

 -중국 사람들은 왜 주택을 저축 수단으로 생각할까.

 “우선 늘 공급이 부족하다. 그만큼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금융시스템이 후진적인 것도 한 이유다. 마땅히 투자할 대상이 없다.”

저축· 내수 추락 → 성장엔진 고장

 -저축 증발 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거시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아닌 이른바 ‘성장 위기(Growth Crisis)’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가 시원찮은 요즘 글로벌 2위인 중국 경제가 성장 위기를 맞는다면 큰일이다. 중국은 지난해 7.8% 성장에 그쳤다. 리 총리는 7.5%를 올해 성장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주 영국 HSBC은행은 중국이 올해 7.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인위적인 신용경색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미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나는 중국이 새로운 성장체제(New Growth Regime)에 들어섰다고 본다. 연 10% 이상 성장하는 시대는 옛일이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 중국인들의 저축이 사라지면서 내수가 줄어든다.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에 불길한 전망이다.

 “꼭 중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는 것은 아니니 지켜볼 필요는 있다. 내수는 중국의 새 지도부가 가장 중시하는 성장엔진이다. 요즘 임금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주택시장 붕괴로 성장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기가 온다면 중국 내부에서 사회·정치적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

강남규 기자

◆원이 부총재보=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1987년 중국 화남의과대학을 졸업했다. 91년엔 미국 노터데임대학에서 과학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이오와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부총재보(리서치 담당)로 일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은 12개 지역 연준은행 가운데 연구성과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원이 박사는 2008년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사견임을 계속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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