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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테헤란의 봄? 성급한 기대 말아야

메흐디 할라지
미국 워싱턴 근동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지난 14일의 대선에서 승리한 하산 로우하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은 17일 첫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서방과의 관계에 새 지평을 열 만한 내용은 없었다. 핵 정책과 관련해 그는 “보류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핵 관련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보류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투명한 핵 활동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려는 시도와 ‘괴롭히려는 태도’를 중단한다면 직접 협상을 환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이란의 행동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일까?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는 대선 전 (강경파인) 사에드 잘릴리 또는 무함마드 바케르 칼리바프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줬다. 보수파는 단일화를 이루려 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둘로 갈라져 두 후보를 각각 지지했다는 증거가 있다. 선거 막판 며칠간 보수파와 혁명수비대의 내부 싸움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두 후보는 누구도 하메네이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하메네이가 한발 물러서서 여론의 선택에 맡긴 것은 현명한 태도로 보인다. 만일 잘릴리나 칼리바프 중 한 명이 승리했다면 혁명수비대의 내부 갈등이 악화해 통제불능 상태로 치달았을 수도 있다. 하메네이는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혁명수비대에 그들의 권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로우하니는 군사 및 안보 분야에 연줄은 많으나 이 분야에선 분명히 국외자 취급을 받았다. 사실 그는 최근까지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다. 이슬람혁명 뒤 첫 10년은 군에서, 최근 20년은 최고국가안보위원회에서 주로 일했다. 2005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이 되면서 로우하니는 위원회 사무총장 직을 잃었으나 이 위원회에 대한 하메네이의 개인 대리인 역할을 맡아왔다.

 로우하니의 승리는 이란에 민주화가 진행된다는 인상을 줬으며 지난 8년간, 특히 2009년 대통령 부정선거 이후 축적돼 온 대중의 분노를 완화했다. 그럼에도 이란의 외교정책을 민주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그의 노력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란 정권에 가장 중요한 일은 로우하니의 승리가 핵 문제와 관련해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점이다. 우선 신규 제재가 발동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선거를 통해 정통성을 얻었다. 이는 핵 협상과 관련해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독일)이 이란에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국면을 조성했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앞으로 4년간 핵 정책에서 두 가지 중대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첫째, 로우하니의 승리는 잘릴리가 주도했던 국제사회에 대한 반발 정책의 정당성을 잃게 했다.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이 폭넓은 지지를 받는 국익 이슈라는 주장을 더 이상 펴기 힘들게 됐다. 로우하니의 지지자들은 경제가 나아지기를 원하며 핵 영광보다는 국제사회 편입을 더 원한다.

 둘째, 설사 하메네이가 핵 주도권을 로우하니에게 넘겨준다 하더라도(하메네이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시절에도 이를 자신이 직접 관장했던 것으로 봐서 이번에 넘겨줄지는 불확실하다) 신임 대통령은 혁명수비대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핵과 관련한 모든 협상에서 혁명수비대의 지지는 묵시적일지라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지역 정책은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강경파가 운영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Project Syndicate

메흐디 할라지 미국 워싱턴 근동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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