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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투자 발빼고 미국 주식 눈여겨볼 만

재테크가 길을 잃었다. ‘버냉키 쇼크’가 드리운 짙은 안개 때문이다.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채권·원자재 가릴 것 없이 동반급락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것) 축소를 공언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연쇄 이동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주식이 나쁘면 채권이 좋거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자산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모든 자산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전반적인 재테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코스피 하락 오래가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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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 주식은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면 한국 증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애초부터 미국 양적완화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기에 주가하락이 오래가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이 돈 풀기를 그만두겠다는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라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만큼, 추가 급락 시 조금씩 나눠 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주식은 신흥국에서 빠진 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선진국이 새 투자처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자금 이탈 위기감이 커진 중국 등 신흥국은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선진국 중 미국 주식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은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그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저금리가 유지됐지만, 양적완화 축소로 유동성이 줄면서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국내 채권시장은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거래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21일 이틀 새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23%포인트나 급등, 연 3%대를 돌파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미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겠지만, 국내 금리 상승폭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파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 손실나도 성급한 환매 곤란

 지난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린 해외채권형 펀드는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신흥국 채권은 상황이 심각하다. 브라질·멕시코 등에 투자하는 신흥국 채권은 미 10년물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오르면 덩달아 가격이 떨어진다. 여기에 해당국 통화가치 하락까지 겹쳐 이중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신환종 우투증권 연구위원은 “당분간 소나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이젠 해당국의 경제상황 등을 보고 투자에 옥석을 가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채권은 만기까지 유지하면 미리 약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종류에 따라 비과세 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에 채권 보유자들이 성급하게 환매에 나서면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온 원자재 시장은 ‘패닉’ 상태다. 원인은 미 달러 강세다. 원자재는 거의 대부분 달러로 거래된다. 따라서 달러 가치가 오르면 각국의 원자재 수입 가격이 비싸져 수요가 줄게 된다. 시장에서의 투자 매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만 원유는 미국 경제가 개선되면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석진 동양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은 같은 귀금속은 고평가를 받은 데다, 달러화 강세로 가격 하락분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그러나 다른 원자재는 그간 가격 하락폭이 워낙 컸던 터라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니어론, ELS 등 대안으로

 이처럼 투자시장에 먹구름이 끼자 개인투자자에게 재테크 조언을 해주는 금융회사 프라이빗 뱅커(PB)에게는 ‘앞으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딱 부러지는 투자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재욱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PB팀장은 “미국 금리가 오를수록 더 많은 이자를 주는 미국 ‘시니어론’ 같은 신상품을 추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요즘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당분간 지켜보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씨티은행 여의도지점장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증권(DLS) 등 원금이 보장되는 파생상품이 괜찮아 보인다”며 “좀 길게 보는 고객 중에는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판단,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달러화 표시 한국기업 채권 등도 PB들이 꼽는 대안상품이다.

 대출자에겐 금리 상승이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이달부터 오름세로 전환했고, 고정금리 대출인 시중은행의 10년 만기 ‘적격대출’도 최근 한 달 새 0.4%포인트(신규 대출 기준)나 올랐다. 김근모 A플러스에셋 신세계지점장은 “버냉키 쇼크의 여파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속도는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며 “대출을 새로 받거나 갈아타려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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