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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 백신 진화 … 한국 어린이 혈청형에 맞춘 약도 개발

이환종(左), 론 다간(右)

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더 아프다. 아이가 가장 잘 걸리는 병 중 하나가 폐렴구균성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어린이 사망 원인 1위로 폐렴구균성 질환을 꼽았다. 폐렴구균성 질환이란 90여 가지의 폐렴구균이 일으키는 질환. 보통 출생부터 영·유아기를 거치면서 코와 그 뒷부분(비인두 부위)에 상당한 폐렴구균을 보유한다. 평상시엔 괜찮다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폐렴구균이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폐렴구균이 혈관을 타고 뇌 쪽으로 들어가면 뇌수막염, 귀 쪽으로 들어가면 중이염, 폐로 유입되면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구균성 질환은 한번 걸리면 10명 중 2명이 사망(뇌수막염의 경우)하고 치료가 되더라도 뇌 손상·난청·발육장애 등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직 폐렴구균성 질환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소아감염병 분야 세계 석학인 서울대병원 이환종(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이스라엘 벤 구리온 네게브 대학 론 다간(소아감염질환과) 교수에게 폐렴구균성질환 예방에 대해 들었다.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이렇게 많은 어린이가 사망하는 줄 몰랐다. 우리나라도 심각한 수준인가.

이환종(이하 이)=정확한 국내 통계 자료는 없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세계적 수준이다. 특히 균에 감염돼 입원한 영·유아(생후 3개월~5세 미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40%가 폐렴구균이 원인이었다. 90여 가지 폐렴구균 혈청형 중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10개 정도인데, 최근 19A라는 혈청형이 한국을 포함해 미국·프랑스·중국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문제다.

-어떤 경로로 감염되며 증상은 어떤가.

론 다간(이하 다간)=어릴 때부터 콧속에 기생하는 폐렴구균을 서로 옮길 수 있다. 뽀뽀를 하면서, 또는 대화를 하면서, 침을 튀기거나 기침을 할 때 감염된다. 폐렴구균성 폐렴의 경우 몇 개월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오한·가래를 동반한 기침·흉통·호흡곤란 등을 나타낸다. 뇌수막염의 경우 고열·두통·구토 증상 등이 발생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이=항생제로 치료한다. 근래는 페니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중이염을 치료할 때는 농도를 강하게 해야 한다. 특히 뇌수막염은 페니실린 농도를 높여 투여해도 뇌에 침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한다. 국내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페니실린 내성(페니실린에 잘 듣지 않는) 폐렴구균 검출률은 70%다. 유럽 평균 29%, 북미 33%, 남미 29%보다 훨씬 높다.

이환종 교수(왼쪽)와 론 다간 교수가 폐렴구균질환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현]
-어떻게 예방하나.

다간=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2000년 폐렴을 일으키는 7가지 주요 혈청형(균)을 예방하는 백신(7가 백신)이 나왔다. 이후 미국에선 이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 관련 질환이 98% 감소했다.

-최근엔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13가 백신)이 나왔다는데.

이=기존 7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에서 6개의 혈청형을 추가해 예방 범위를 넓힌 게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13가 백신)이다. 7가 백신은 미국 영·유아에게 많이 나타나는 혈청형을 위한 백신이었다. 정작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19A 혈청은 들어가 있지 않은 한계점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에 10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과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이 출시됐다. 특히 13가 백신은 한국 아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19A에 대한 항체를 함유하고 있어 예방 범위가 가장 크다.

다간=한국의 경우 특히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한국은 19A 혈청형이 크게 느는 데다 19A 혈청형에 대한 항생제 내성(항생제를 써도 잘 듣지 않음)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19A 혈청형을 막는 유일한 백신인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예방 효과는.

이=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7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의 폐렴구균 혈청형 커버리지(예방 정도)는 59.5%, 10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은 62.2%,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한는 백신은 86.4% 정도다. 13가지 혈청형을 예방하는 백신(프리베나13)이 국내 도입된 2010년을 기점으로 국내 19A 혈청형에 의한 폐렴구균성 질환(침습성) 발생 정도를 살펴봤더니 확실히 줄고 있었다. 2012년 조사 시 전체 영·유아에서 여전히 19A 혈청형의 비중이 높은 반면, 2세 미만(13가 백신을 접종했다고 볼 수 있는 군) 영·유아에서는 2010년까지 최대 34.8%까지 나타났던 19A 혈청형이 2년 만에 5.3%로 크게 줄었다. 미국·영국·프랑스 조사에서도 13가지 혈청형의 백신 접종 이후 폐렴구균 질환은 물론 중이염도 크게 감소했다.

-어떻게 맞아야 하나.

이=13가지 혈청형이 든 백신의 경우 생후 6주 후부터 총 4번 접종하면 된다. 생후 2·4·6개월에 3회 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이미 7가지 혈청형이 든 백신 접종을 마친 아이라면 생후 15개월에서 72개월(5세) 미만에 13가 백신을 1회 보강 접종하면 추가된 6종 혈청형에 대한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폐렴구균성 질환에 대한 전망은.

다간=유행하는 혈청형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서 증가하는 19A 혈청형은 기존 백신을 보완한 13가지 혈청형 백신 도입으로 많이 줄었다.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혈청형에 대해 감시를 계속하며, 해당 혈청형에 대한 백신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할 것이다.

배지영 기자

이환종(61) 교수

현 서울대의대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교수 ▶2008년~ 현재 세계보건기구 (WHO) 백신 자문위원
▶2007~2012년 대한소아과학회 감염이사▶2009년 6월~2011년 5월 한국소아감염병학회장
▶2007년 11월~2010년 12월 보건복지부 예방접종심의위원회 위원장

론 다간(67) 교수

▶현 이스라엘 벤 구리온 네게브 대학 소아감염질환과 교수▶1987~2011년 이스라엘 소로카 대학병원 소아과 소아감염질환부 이사▶1992~1997년 이스라엘 소아학회 감염질환 자문위원회 위원장▶소아감염질환 저널과 학계 저널 편집위원으로 참여, 400편이 넘는 연구 논문 발표▶새로운 단백결합백신 개발에 참여


폐렴구균성질환=코 뒷쪽에 자연적으로 생긴 폐렴구균이 면역력 저하시 폐·뇌·귀 등으로 타고 들어가 생기는 질환. 폐로 들어가면 폐렴, 뇌로 들어가면 뇌수막염, 귀로 들어가면 중이염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은 90여 가지가 있으며, 주로 13개의 폐렴구균 혈청이 문제가 된다. 7가 백신은 90여 개중 7개의 주요 혈청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7가’라는 말이 붙었다. 10가 백신은 10가지 주요 혈청, 13가 백신은 7가·10가 백신에 포함된 혈청에서 한국인에 특히 문제가 되는 19A혈청을 비롯한 3·6A혈청 세 가지를 더한 예방 범위가 높은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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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