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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주인님 심장이 이상해요" '반창고'가 의사를 부른다

“우리가 파는 건 자동차가 아닙니다. ‘움직이는 데이터 센터(Rolling Data Center)’입니다.”



기계가 사람보다 먼저 정보 주고받아 …사물인터넷 'IoT'의 세계

 지난 4월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BM의 ‘임팩트 2013(Impact 2013)’ 행사의 첫 기조연설 무대에 포드사의 새 컨셉트 카인 이보스(Evos)가 등장했다. 이 회사 응용개발 총괄 책임자인 비제이 산카란이 나와 10여 분간 자동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발표 내내 단 한 번도 ‘탈것(vehicle)’ 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산카란 책임자는 무대 위 자동차를 가리키며 “이 제품 안에는 효율적인 주행과 작동이 가능하도록 엔진과 각종 부품에 수많은 센서가 부착돼 있다”며 “총 1600만 개의 프로그램 코드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 자동차는 더 이상 ‘탈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데이터 센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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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가 미래 자동차의 컨셉트를 이렇게 잡은 건 전통적인 스피드나 승차감·디자인 경쟁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드가 선택한 것이 모든 자동차의 부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미래다. 일명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자동차다. 이미 포드는 ‘포드 싱크’라는 서비스를 일부 자동차에 장착했다.



사고 나면 자동차가 알아서 병원 연락



 IoT가 적용된 자동차는 어떻게 다를까. 예를 들어 미국 네바다주의 사막 한가운데를 지나가던 차의 에어백이 갑자기 터졌다고 해 보자. 지금은 운전자가 정신을 차려 병원과 보험회사, 자동차 고객센터에 직접 연락해야 한다. 사막 한복판에서 휴대전화 배터리가 나갔거나 전화가 불통이라면 다른 차가 지나갈 때까지 도움의 손길을 기다려야한다. 그나마 운전자가 의식을 잃지 않았다면 다행이다. 의식을 잃었다면 사고가 났다는 사실은 지나가던 누군가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게 된다.



 IoT가 적용된 자동차의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에어백이 터지면 관련 센서가 중앙관제센터로 신호를 보낸다.



 이 센터에 연결된 클라우드 시스템에선 그간 발생했던 수백, 수천만 건의 에어백이 터지는 사고 유형을 분석한다. 또 범퍼가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사고 지역에서 과거에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지, 해당 지역의 도로와 날씨 사정은 어떤지, 사고가 날 만한 특이한 일이 주변에서 있었는지 등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꼼꼼히 분석한다.



 이런 분석 과정을 거쳐 방금 일어난 에어백 사고가 어느 정도 규모의 사고일지를 예측한다. 만약 에어백이 실수로 터진 게 아니라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 정도의 큰 사고라는 결론이 나오면 중앙관제센터에서 근처 고객센터와 병원으로 사고 수습 차량과 앰뷸런스를 보내라는 명령을 내보낸다. 보험사에도 자동으로 사고 내용이 통보된다.



 한발 더 나아가 근처 도로를 운행하는 포드사의 자동차에도 현재 어디에서 사고가 났으며 이 때문에 특정 지역의 교통이 정체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동시에 전달한다. 이 모든 사고 처리 과정은 수분 내에 이뤄진다. IoT 시대의 단면이다. IoT는 물건과 물건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사람이 주도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각 물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반창고’심전도기기, 돌연사 가능성 낮춰



 정보기술(IT) 분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3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IoT를 꼽았다. IBM은 현재 20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0년에는 500억 개의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IBM의 로버트 르블랑 부사장은 “우리는 매일 2.5퀀틸리언(101만8100경) 바이트의 정보를 생성한다”며 “지금도 96억 개의 사물이 연결되는 IoT의 시대는 날마다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IoT는 잘 와 닿지 않지만 이미 현장에서 활용되는 사례는 많다. 구글의 스마트 안경인 ‘구글글라스’, 건강 관리 기능을 접목한 나이키의 팔찌 모형인 ‘퓨얼밴드’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입는 컴퓨터’도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심장 박동 모니터링 기계는 IoT를 활용한 대표 사례다. 미국의 벤처기업인 코벤티스는 1회용 밴드 같이 환자의 심장에 붙이기만 하면 심장 운동을 감시해 알려주는 심장 감시기를 개발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2010년 이 제품을 공식 승인했다. 환자의 심장 인근에 밴드 모양의 PiiX를 부착하면 평소 부정맥이 걱정되는 환자가 기기를 작동시켜 심전도검사(ECG) 결과를 기록해 코벤티스의 중앙관제센터로 검사 결과를 자동으로 보낸다. 만약 이 밴드를 붙이고 있는 상태에서 부정맥이 감지되면 따로 기기를 조작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기기가 작동해 결과가 관제센터로 보내진다. 그럼 중앙관제센터에서는 ECG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ECG 데이터와 환자가 보고한 증상을 토대로 임상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임상보고서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의료진을 선별해 연결해준다. 코벤티스 측은 “돌연사의 가능성을 확실히 낮춰준다”고 강조한다.



100억개 연결 돼 . 10년 후엔 500억개 



10여 년 후에 500억 개의 사물이 연결되는 시대가 오면서 IoT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마케츠앤드마케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IoT 시장의 크기는 2011년 440억 달러에서 2017년 29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IBM·시스코·레드햇 등 글로벌 IT기업으로 구성된 협의체 오아시스(OASIS)는 서로 다른 물건끼리 원활하게 통신할 수 있는 저전력 기술인 ‘MQTT’를 IoT 표준기술로 선정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키로 했다. 정부도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서울에서 IoT 관련 국제 콘퍼런스를 열고 최신 기술 및 표준 동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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