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대표팀이 무패의 빨강 유니폼을 사수했다.
한국은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릴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 홈 8차전에서 전통의 빨강색 유니폼을 착용한다.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국 대리는 "한국은 빨강색 상의-파랑색 하의-빨강색 양말을 착용한다. 이란은 올 화이트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최종예선 원정 4차전에서 빨강 유니폼을 뺏겼다. 당시 유니폼 색상 선택권이 있던 홈팀 이란은 매니저 미팅에서 흰색 홈 유니폼 대신 빨강색 원정 유니폼을 입겠다고 자처했다.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원정 흰색 유니폼을 입어야만했다.
이란이 국기를 형상화한 전통의 흰색 유니폼을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한국전에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당시 한국 모 방송국 통역을 맡은 이란인 아스킬 씨는 "붉은악마라 불리는 한국이 빨강 유니폼을 입으면 불끈 힘이 솟는걸 의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도 '붉은 유니폼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준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당시 레바논전 패배로 경질설에 휩싸인 케이로스 감독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그 나라의 전통을 반영하는 유니폼을 버리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는 붉은 계통의 유니폼을 입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석코치와 포르투갈 사령탑을 역임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에는 빨강 유니폼을 사수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 빨강 유니폼은 곧 무패를 의미한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 7경기 중 5차례 빨강 유니폼을 입었다. 붉은악마 한국은 카타르와 1차전(4-1승), 레바논과 2차전(3-0승), 카타르와 5차전(2-1승),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1-0승)에서 승리를 거뒀다. 유일하게 우즈벡과 3차전에서만 빨강 유니폼을 입고 2-2로 비겼다. 도합 4승1무, 무패다.
반면 한국은 원정 흰색 유니폼을 입으면 힘을 못썼다. 이란과 4차전에서 0-1로 졌고, 레바논과 6차전에서도 졸전 끝에 1-1로 간신히 비겼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란과 레바논은 빨강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