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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부터 빼겠다고? 반드시 해야 할 운동

『운동 미니멀리즘』의 저자 이기원 대표(왼쪽)가 데드 리프트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에 있는 외국계 보험회사 전산팀에서 근무하는 조성운(36) 대리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툭하면 야근을 하며 일주일에 한두 번은 친구나 동료들과의 술자리에 참석한다. 주말에 네 살 된 아들과 함께 한강 하류 어귀에 있는 자신만의 포인트에서 낚시를 즐기는 게 유일한 생활의 낙이다.

 요즘 조 대리의 가장 큰 고민은 나날이 두둑해지는 뱃살이다. 특히나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아랫배가 급격히 불룩해져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복부 비만과 성인병의 상관 관계를 잘 알고 있지만, 식이요법을 통한 다이어트는 ‘거부할 수 없는 술 약속이 많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단념했다. 큰맘 먹고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을 끊은 적도 몇 번 있지만 번번이 보름을 넘기지 못했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보니 여러 운동 기구를 조금씩 건드려보다 지레 그만두곤 했다.

조 대리는 “TV와 신문을 통해 소위 ‘몸짱’이라 불리는 스타들의 조각 같은 몸을 접할 때마다 부러움을 느낀다”면서도 “늘 바쁘고 고단한 나 같은 샐러리맨에게 운동은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초 발간되자마자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책 『운동 미니멀리즘』(올림)은 조 대리처럼 운동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그래서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을 멀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저자인 이기원(32) 짐마일로 대표는 “운동에 대한 시간과 열의가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지나치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운동 방식은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계 용어 ‘미니멀리즘(minimalism·최소주의)’은 운동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 반포 서래마을에 있는 자신의 피트니스센터 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몸짱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건강하게 살 필요는 있다”며 “바쁜 현대인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운동으로 최적의 몸을 만들 수 있는 미니멀리즘 운동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해야 할 운동’으로 이 대표가 제안하는 건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그렇다고 피트니스센터에 비치된 이름 모를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들을 떠올리며 한숨부터 쉴 필요는 없다. 이 대표의 ‘운동 미니멀리즘’이 가장 강조하는 건 ‘데드 리프트(dead lift)와 ‘스쿼트(squat)’ 두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공히 역기 하나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들이기도 하다. ‘데드 리프트’는 바닥에 놓인 역기를 수직 방향으로 들어올리는 운동이고, ‘스쿼트’는 어깨 위에 역기를 둘러멘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운동이다.

 이 대표는 “수백 종의 운동 기구가 나와 있지만 실제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기구는 6~7가지에 불과하다”며 “그중에서도 데드 리프트와 스쿼트는 절대 빠지지 않는 핵심 코스다. 그만큼 좋은 점이 많은 운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두 가지 운동을 특별히 추천하는 이유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신체구조상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척추에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던 원시인들과 달리 현대인들은 앉아서 일하는 방식이 일상화돼 운동량마저 부족하다. 과거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지던 디스크 협착, 수핵탈출증, 추간판탈출증 등 척추 관련 질환이 젊은 세대까지 확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목·등·허리·골반 등 척추와 연결된 부분의 근육을 강화하면 허리와 목의 디스크, 어깨결림 등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각종 퇴행성 질환의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며 “데드 리프트와 스쿼트 모두 척추를 튼튼히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뿐만 아니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 운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축학도(연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멋지고 튼튼한 건물을 지을 구상에 몰두하던 이 대표가 ‘몸 짓기’ 쪽으로 인생의 항로를 바꾼 건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접한 웨이트 트레이닝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다. 그는 “운동한 만큼 정직하게 변하는 내 몸을 보며 만족감을 느꼈고, 하루 종일 웨이트 트레이닝에만 매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남들처럼 주어진 기구를 사용해 정해진 방식으로 운동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좀 더 효율적이고 건강에 도움되는 운동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썼다. 이후 인체의 근육과 골격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얻고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과 생리학 과목을 청강하며 공부했고,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 있는 동안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자격증도 땄다.

 그럼에도 ‘효과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에 대한 갈증이 사라지지 않자 이 대표는 다니던 학교를 과감히 그만두고 연구에 매달렸다. 그러곤 뜻이 맞는 대학 동창 및 지인들과 힘을 모아 2010년 서울대 인근에 신개념 피트니스센터인 ‘짐마일로’를 오픈했다. ‘짐마일로(Gym Milo)’라는 명칭은 어려서부터 송아지를 매일 들어올리며 체력을 단련한 끝에 성인이 돼서는 소를 들어올렸다는 고대 올림픽의 레슬링 영웅 마일로에서 따왔다. 지난해엔 중·장년층을 겨냥해 반포 서래마을에 2호점을 냈다.

 스스로를 ‘피트니스센터 사장’ 대신 ‘건강 벤처기업 CEO’라 소개하는 이 대표의 목표는 ‘웨이트 트레이닝계의 아이폰’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는 “처음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폰은 휴대전화기의 한 종류에 불과하지만 이전에 출시된 제품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이폰의 엄청난 파급 효과를 보며 ‘창의적인 생각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마찬가지다. 가장 평범한 운동 방법이지만 효율과 흥미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미니멀리즘 운동법’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어 병원·재활원·요양원 등에 긍정적 의미의 타격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조성운 대리에게도 한 가지 조언을 남겼다. 그는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초보 회원 중 상당수가 ‘뱃살이나 팔뚝살부터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특정 부위의 살을 집중적으로 빼는 방법은 없다”며 "실제로 왼팔만 집중적으로 단련한 한 실험자의 지방이 양팔 모두 동일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웨이트 트레이닝은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꾸준히 하면 몸은 반드시 변한다. 다만 가장 효과가 좋은 방식에 집중하면 분명히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송지훈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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