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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란 뒤 검찰 수습 기대 모은 채동욱 … 첫 작품서 리더십 심각한 타격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이진한 2차장 검사(왼쪽)가 14일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마이크 앞으로 가고 있다. [안성식 기자]

“명예와 긍지의 상징이었던 검찰 위상이 실추되고 어렵게 쌓은 명성도 급속히 무너졌다.”

 지난 4월 8일 채동욱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당시 검찰의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불러온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을 겪은 뒤 투입된 구원투수인 만큼 그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런 채 총장에게 던져진 첫 과제가 국정원 직원들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이었다. 취임 열흘 만인 4월 18일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이 사건은 채 총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성배(聖盃)로 보였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하다 오히려 축소·은폐 의혹을 받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한다면 수사력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얻고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경찰과의 관계도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채 총장의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안기는 독배(毒盃)가 되고 말았다.

 우선 지난해 검란 당시 표면화된 특수통과 비특수통 검사들 간 인식의 골이 전혀 봉합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채동욱 총장
 수사팀 일부에서는 이미 3주 전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선거법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중간 결론을 내렸다.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원 전 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들을 숨가쁘게 소환조사하며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수사팀 의견이 통일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수사팀 내 공안 라인에서는 “이 정도 증거로 공소유지가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을 보였다.

 공안 라인의 정점에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증거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기소하는 게 몸에 밴 특수통들은 수뇌부의 결단이 쉽사리 나오지 않자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흘리는 언론플레이도 나왔다. 검찰 내 갈등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는데도 채 총장은 “검찰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검찰 책임하에 결론을 내린다”는 원론적 입장만 발표했다. 이런 미온적 대응이 결국 기소 전 공소장 내용이 특정 언론에 유출되는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도 새삼 확인됐다. 정무직인 장관으로서는 전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선거가 잘못됐다는 야권의 공세로 이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황 장관은 시간을 끌었다. 반면 일선 검사들은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도 밀어붙이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차라리 장관의 공식지휘를 받는 게 나을 수 있을 텐데 총장이 충돌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권력 핵심부의 신뢰도 급격히 떨어졌다. 정권에 부담되는 결론을 내면서 내부 불협화음까지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채 총장은 MB 정권이 임명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특수부 출신 변호사는 “채동욱호가 첫 작품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형 비리사건이 아닌 정치적 성격이 짙은 사건을 선택하면서 리더십 훼손을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글=최현철·심새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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