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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툭 하면 일을 미루는 우리들 알고 보면 유전 때문이라고

결심의 재발견
피어스 스틸 지음
구계원 옮김, 민음사
348쪽, 1만5800원


시간이 점점 더 어디론가 사라지는 느낌에 시달린다. 해도 해도 일이 줄지 않는다며 투덜거린다. 밀려드는 과제 앞에서 허둥대다 게으름뱅이 소리를 듣는다.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지만 자꾸 다른 일에 몰두한다.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 해치우지 뭐’ 하다가 날이 밝으면 회피의 악순환이 다시 시작된다.

 우물쭈물 하다간 무덤 간다는 말이 남 얘기 같지 않은 이런 분들에게 이 책(원제 The Procrastination Equation·늑장 방정식)은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1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강의’라는 부제도 솔깃하다. 현재 캐나다 캘거리대 조직심리학 교수인 지은이 자신이 ‘미루기 대장’이었기에 더 절실한 대목이 많다.

 늑장 부리기는 게으름과 다르다. 일을 미루거나 질질 끄는 사람들은 게으름뱅이와는 달리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 자체는 있으며 대부분 가까스로 일을 해내기는 한다. 제때 하지 않으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일을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꾸물거리는 버릇은 유전에서 기인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원래부터 늑장을 부리도록 만들어진 존재인 셈이다. 남녀 차이도 없고 직업 편차도 크지 않다. 다만, 우리 몸에 뿌리 깊은 이 늑장 유전자를 잘 이해하면 개선하고 정복할 수 있다니 다행이다. 인생의 종착역에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늑장 부리는 습관이 저절로 줄어든다는 게 위안이 된다.

 실제로 늑장을 부리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의 3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늑장의 아킬레스건은 충동성이다. 매 순간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성향 탓이다. 비합리적인 미루기를 정량화하기 위해 필자가 수학공식처럼 개발한 ‘늑장 방정식’을 보면 늑장부리는 사람의 3가지 유형이 나온다. ‘자포자기 형’ ‘흥미 못 느끼는 형’ ‘충동에 휘둘리는 형’이다. 이 테스트(36~37쪽)를 해보면 독자 스스로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자신의 늑장 유형을 알았다면 그를 물리칠 기술과 실전만이 남았다. 실제 읽고 나면 ‘에이, 싱거워’ 할 수도 있겠다. 진리는 평범한 것이란 깨달음도 좋다. ‘늑장 완전 공략 매뉴얼’(287~326쪽)을 좇아가면 늑장 부리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다. ‘늑장만 물리쳐도 통장 잔고가 늘어난다’니 책을 내려놓고 행동을 시작하자.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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