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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에 흔들린 사법 신뢰, 어떻게 회복할 텐가

국민이 법을 지키고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은 우리 사법시스템이 최소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 정신을 구현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법부가 돈과 권력에 농락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해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여대생 청부살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형집행정지를 받아 만 4년1개월을 병원 특실에서 지낸 모 기업 회장 부인 윤모(68)씨 사건은 우리 사법부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우리 사법시스템이 돈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를 만천하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윤씨는 2002년 판사 사위의 불륜을 의심해 그의 이종사촌 여동생을 청부살해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죗값을 치른 게 아니라 형기의 절반 이상을 병원 특실에서 자유롭게 생활해 왔다. 보통 시민으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이를 한 방송사 프로그램이 취재에 나선 후 검찰은 형집행정지를 취소했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한 사회적 충격과 후유증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생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용납되는 사회’를 비판하며 자체 모금을 통해 광고운동을 벌이고, 언론에서도 사건을 재조명하며 비판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에 뒤늦게 세브란스병원도 윤씨에게 2007년부터 12가지 병명으로 진단서를 발급해 준 주치의 징계 절차에 들어갔고, 검찰도 해당 의사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검찰 측은 “의료전문가의 진단서에 의해 형집행정지를 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일반 재소자에겐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형집행정지와 연장을 윤씨에겐 10여 차례나 어렵지 않게 허용하고, 4년 이상 호화 병실생활을 묵인하며 사후 검증도 제대로 안 했다. 이런 점에서 일반 국민의 정서로는 ‘진단서 핑계’를 용납하기 어렵다. 작금의 사회적 분노는 윤씨 개인을 향한 게 아니다. 돈의 힘에 흔들리는 우리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분노다. 법이 흔들리는 사회에 사는 불행한 국민에게 검찰은 법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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