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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성공한 아버지, 실패한 아들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집권 이전과 이후의 리더십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선거유세 때는 영감적인 수사를 쓰면서 역사의 궤적을 바꾼다는 야망을 나타내더니 일단 백악관에 들어가자 실무형 리더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런 지도자는 오바마 외에도 많다. 실무형 리더십은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이에 비해 영감적 스타일은 정치와 사회가 급격하고 불연속적으로 바뀔 때 출현하기 쉽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나 남아프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같은 리더의 변혁적 목표와 영감적 스타일은 정치적 맥락이 유동적일 때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제도에 따른 구조적 제한이 미약한 개발도상국에서 그러하다.



 이와 반대로 미국의 대외정책 형성 과정은 의회, 법원, 헌법 같은 제도에 의한 제약이 크다. 헌법도 대외 정책에 관한 의회와 대통령의 권한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어 분쟁의 소지가 크다. 이를 ‘투쟁에의 초대’라고 부르는 전문가도 있을 정도다. 기득권적 이해관계와 관료적 관성은 미국 시스템 내에서 행동을 제약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재능 있는 지도자는 켜켜이 쌓여 있는 제약을 벗어날 수 있다. 평온한 1990년대에 재직한 빌 클린턴 대통령은 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겪었던 위기 상황을 부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상황이 되면 변혁적 목표를 지닌 지도자의 승산이 커지며 영감적 스타일은 추종자를 찾아내고 이들이 좀 더 시의에 맞는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아들)은 2001년 9월 11일 이후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행정부의 권력을 행사하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물론 혼란한 시대가 변혁적 지도자를 위한 무대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담하고 모험을 즐기는 지도자가 언제나 그런 시대에 최적의 인물은 아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그의 아들과 달리 실무형이었지만 외교정책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효율적인 리더십에는 무엇보다 맥락적 지성과 직감적 진단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를 이해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전략과 전술의 결을 그에 맞출 수 있다. 지도자는 배움이 빠르고 현실성 여부를 따져보며 상황이 바뀌면 스스로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위기가 닥쳐도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인 리콴유(李光耀)가 내게 했던 말이다. 맥락적 지성이란 복잡한 가운데 추세를 파악할 능력과 사건을 자기 뜻대로 조율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사건에 적응할 능력을 모두 의미한다. 이를 갖춘 지도자는 자신의 스타일을 상황, 그리고 추종자들의 필요에 맞출 뿐 아니라 정보의 흐름을 창조해 스스로의 예감을 교육한다. 여기에는 이익집단의 정치를 파악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입장과 힘을 이해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이는 언제 어떻게 실무적 능력이나 영감적 능력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하다.



  특히 맥락적 지성에는 여러 집단의 문화에 대한 이해, 권력의 원천의 분포 상태, 추종자들의 필요와 요구사항, 정보의 흐름, 타이밍이 필요하다. 맥락적 지성은 외교정책에서 특히 중요하다. 효율적인 리더는 다른 사회의 문화와 권력구조를 이해하고 이들이 국제 시스템으로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 문제에 오랜 경험이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아버지)은 뛰어난 맥락적 지성을 지니고 있었다. 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아들 부시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다. 아버지의 성공과 아들의 실패는 이런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다. ⓒProject Syndicate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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