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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물고기 덫'으로 참치 싹쓸이한다는데 …

세계에서 세 번째로 참치를 많이 잡는 한국의 원양어선들은 주로 남태평양에서 조업을 한다. 어선들은 그물이 감긴 통나무나 속이 빈 금속통을 바다에 던져 놓는다. 바다 한가운데에 부유물이 떠 있으면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든다.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피난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은 물고기가 모이면 이를 잡아먹기 위해 참치 같은 큰 물고기도 모여든다. 이때부터 어선들은 그물을 치고 본격적인 참치잡이에 나선다.



그린피스 "다른 물고기까지 피해"
정부, 지난주 어업지도선 파견
업계 "전면 금지 땐 어획량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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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선들이 참치를 유인해 대량 포획하기 위해 띄워 놓는 이 부유물은 어군 집어장치(FAD·Fish Aggregating Device)라고 불린다. 특별한 재질·모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위치추적장치까지 부착하는 첨단 FAD도 있다. 문제는 FAD를 사용하면 함께 몰려든 돌고래·상어·바다거북까지 그물에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에서 한국 등 참가국들이 FAD 사용 금지기간을 연중 3개월에서 4개월(7~10월)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FAD를 거의 쓰지 않는 선진국 어선과는 달리 국내 어선들은 금지기간만 자제를 할 뿐 나머지 기간엔 FAD를 사용해 참치를 남획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9일 보고서를 내고 “동원·사조·오뚜기 등 한국의 참치캔 제조업체에 참치를 공급하는 원양어선들이 FAD를 사용해 참치 남획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측은 FAD를 사용하면 10캔 분량의 참치를 잡을 때마다 한 캔 분량의 다른 해양생물도 함께 희생된다고 설명했다. FAD는 ‘죽음의 덫’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10년 31만1925t의 참치를 잡아 국가별 어획량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49만7979t으로 1위였다. 그런데도 그린피스가 한국을 비판하는 것은 FAD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수산업계 관계자도 “일본의 경우 참치 어획량은 많지만 줄낚시를 통해 횟감용 참치를 주로 잡기 때문에 FAD를 한국 어선만큼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원양어선들이 잡은 참치 중 연간 20여 만t은 태국 등을 거쳐 수출되고, 나머지 10만t 정도는 국내에 반입돼 참치캔으로 소비된다. 참치캔 소비량만 따지면 한국이 아시아 1위다.



 그린피스는 국내 참치업체의 어업 방식과 불법어업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오뚜기(참치 공급업체 신라교역)가 가장 나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조산업과 동원F&B는 각각 2위와 3위로 평가됐다. 사조산업은 자체 어선단을 보유하고 있고 동원F&B는 계열사인 동원산업을 통해 참치를 공급받는다. 그린피스 활동가 한정희씨는 “영국·호주·미국 등 선진국의 참치캔 생산업체에서는 FAD 없이 생산한 참치캔은 별도로 표시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아직 수요가 없고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FAD 프리(free)’ 참치캔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조산업만이 FAD 프리 참치캔을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그린피스의 주장에 대해 국내 참치업체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익명을 원한 참치캔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제적인 규율에 따라 1년 중 4개월은 집어장치를 쓰지 않고 있다”며 “집어장치를 전면 금지하면 어획량이 40%가량 줄고 참치캔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참치 불법어업을 막기 위해 지난 4일 하와이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남·서태평양상에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국가 어업지도선(무궁화 31호, 500t급)을 처음으로 파견했다. 남획 논란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김동욱 서해어업관리단장은 “검색선은 다음 달 말까지 우리 원양어선이 국제적 조업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해역은 국내 참치잡이 원양어선의 90%가 조업을 하는 곳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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