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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국관계 첫발 … 껄끄러운 인권·해킹 속내도 터놓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휴양지 랜초미라지의 서니랜즈 ‘노타이 회담’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랜초미라지(캘리포니아) 로이터=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8일 끝난 미·중 정상회담을 본 중국 외교 전문가들은 그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형식적인 수사(修辭)에 불과했던 양국의 ‘신대국관계’를 앞으로 구체화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면에는 국력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때까지 대화와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중국 전문가들이 본 미·중 정상회담
불신 깨고 신뢰 쌓는 분위기 조성
국방·외교회담 등 소통채널 가동
30년간 협력 외쳐 … 결국 실천 문제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네 가지 부문에서 평가했다.



 첫째, 지금까지 양국관계의 걸림돌이었던 ‘상호 불신’을 깰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봤다. 휴양지에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노 타이 회담이나 역대 양국 정상회담 시간 중 최장인 480분 동안 얼굴을 맞댈 수 있었던 것은 상호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양국 신뢰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뢰를 통해) 서로의 전략적 목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표현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꿈과 미국의 꿈은 서로 통하는 것”이라며 서로 믿고 미래로 가자고 했다.



 대미 외교 전문가인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9일 “이번 회담은 앞으로 일정 기간 두 나라가 충돌을 피하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대단하며 서로에 대한 믿음 없이는 거두기 어려운 성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그동안 불투명한 군사비 지출 규모와 인권문제 등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중국 위협론과 불신을 확산시켰지만 이번에는 두 정상이 이 같은 문제도 포함해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면서 신뢰 구축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진 부원장은 또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은 자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제2위 국가, 즉 독일·소련·일본 등과 마찰을 빚었다”고 전제하고 “중국이 제2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양국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는 공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천밍밍(陳明明) 중국 외교부 공공외교 자문위원은 “회담에서 (인권이나 해커 문제 등) 양국 마찰의 소지가 있는 민감한 문제가 거론되고 논의됐다는 것은 서로의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분명하다”며 “이는 앞으로 국제질서 유지에 가장 중요한 두 나라는 물론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둘째, 소통 강화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수차례 거론됐던 양국 인문교류 고위층 협상을 곧바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양측은 조만간 중국의 국방부장과 외교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다양한 분야의 소통 채널을 마련하고 이를 시스템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마전강(馬振崗) 중국공공외교협회 부회장은 “양국의 신대국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은 채널을 제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완리(余萬里)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도 “양국 대화채널 시스템화는 서로 공감대 확보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여서 향후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행하느냐가 신대국관계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셋째, 다양한 분야의 협력 확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상이 정치와 경제를 넘어 인문·환경·군사·문화 등 각 방면으로 구체적인 교류를 하자고 합의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회담의 핵심은 양측이 서로 대립 대신 협력을 선택했다는 것이며 이는 결국 양국 국민의 전략적 선택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모두 신대국관계 구축에 동의했는데 그 이면에는 상호협력 확대라는 함의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양국이 공동으로 협력을 부르짖었지만 외교적 수사에 그쳤고 행동이 빈약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번 회담의 성과가 희석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롼 부소장은 이어 “중국은 앞으로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어느 나라와도 상호 공존과 평화와 협력을 추구한다는 외교원칙을 갖고 있으며 이는 곧 미국과의 신대국관계 구축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양국의 협력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넷째, 민감한 문제도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을 거론했고 시 주석은 “중국도 해커의 피해국이며 억울함을 벗어나고 싶다”고 대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에 인권문제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처럼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데도 양측은 인터넷 안전을 위해 양국 공동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양국 관계의 대단한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롼 부소장은 “인터넷 안전문제가 거론됐다는 것은 대립보다는 서로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도전해 해결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창조적 사고의 결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고 분석했다. 진찬룽 부원장도 “이번 회담에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신경전이 없지도 않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대가 확보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신대국관계=협력과 평화로 공동발전을 추구하되 상대의 핵심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외교정책. 중국이 세계 각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대신 미국도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등에 간섭하지 말라는 게 핵심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재임 시절인 2010년 5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다이빙궈(戴秉國) 당시 국무위원이 처음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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