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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5000만원 지참금 요구한 시어머니 파혼 책임

한의사 A씨(34)와 은행원 B씨(여·33)는 대학생이었던 2001년부터 교제해 온 사이였다. 2008년 8월 여행을 다녀온 뒤 B씨가 아이를 가지게 되자 두 사람은 양가부모로부터 결혼을 허락받고 상견례를 가졌다. 하지만 한의사 아들에 비해 B씨의 조건이 처진다고 생각했던 예비 시어머니 C씨는 상견례 때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다 B씨의 아버지와 논쟁을 벌였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상견례를 마치고 돌아온 C씨는 아들을 통해 B씨에게 “2억5000만원을 마련해 오라”고 통지했다. 신혼집으로 준비한 아파트에 들어와 있는 세입자를 내보낼 전세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혼수비용으로 7000만원 정도를 생각했던 B씨 아버지는 거절했다. 대신 자신의 소유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차릴 것을 제안했으나 역시 거부당했다.



예비신부 조건에 못마땅
혼전 임신 뒤 결혼 거부
법원 "위자료 1000만원 줘라"

 양가의 신경전이 오가던 와중에 예식장 문제도 갈등을 키웠다. C씨는 원래 예약했던 서울 여의도의 예식장이 “격에 맞지 않는다”며 일방적으로 취소하게 한 뒤 강남 소재 특급호텔 예식장에 예약하게 했다. 하지만 예약금을 양측 모두 지급하지 않아 취소됐다. 결국 B씨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2009년 5월 딸을 출산했다. 육아휴직을 낸 B씨는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되자 A씨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양육비 1000만원과 함께 딸이 다 클 때까지 월 50만~100만원씩 B씨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됐다. 이후 B씨는 A씨를 몇 번 찾아갔으나 거절당하자 2011년 “일방적인 혼인 거부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A씨와 C씨를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결혼을 못하게 된 원인이 양쪽 모두에게 있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C씨 모자가 혼인 파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100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B씨가 혼전 임신으로 결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많은 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결혼을 무산시킬 것 같은 태도를 보인 점 등에 비춰보면 파혼의 주된 원인이 A씨 쪽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C씨에 대해서도 아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게 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만큼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혼인은 독립적인 두 사람이 주체가 돼 서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므로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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