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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의 우리 역사 속의 미소] 미소로 들여다보는 단오 풍경

이배용
단오는 음력 5월 5일(올해는 양력 6월 13일)로 천중일이라 하여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다. 전통시대에는 설날·추석과 더불어 3대 명절 중 하나였다. 이때는 모내기를 막 끝내고 곧 바빠지는 농사철에 대비하여 한 차례 숨을 고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기다. 특히 여성들의 명절이라 일컬어지며 머리가 맑아지고 더위를 이겨낼 수 있다 하여 창포물에 머리 감고 산언덕에 올라가 그네도 뛰고 심신의 나래를 펴는 날이다. 쑥과 수리취로 떡을 만들어 수릿날이라고도 불렀다. 새로 수확한 앵두를 천신하고 단오고사를 지내 집안의 평안과 오곡의 풍년,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였다. 단오에는 임금이 신하들에게 부채를 나누어주기도 하고, 군현 단위의 큰 단오제가 지역마다 행해졌으며 대표적인 것이 강릉 단오제다.



신윤복 ‘단오풍정(端午風情)’ 국보 제135호. [간송미술관 소장]
 이 ‘단오풍정’의 작가 혜원 신윤복(1758~?)은 풍속화를 해학적으로 그린 조선후기 대표적인 화가다. 그는 당시의 풍속을 과감한 형태와 구성, 섬세한 필선과 아름다운 색감으로 유려하게 묘사하였다. 주로 한량과 기녀를 중심으로 한 애정과 낭만, 양반사회의 풍류를 다루면서 조선후기 변화하는 생활상과 멋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림 속에는 여덟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맨 왼쪽에 치마를 걷어 허리 중간에 걸치고 가슴을 내놓고 서있는 여인을 비롯하여 얼굴을 닦는 여인, 머리를 만지는 여인, 팔뚝을 씻는 여인 등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다. 오른쪽에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의 노랑저고리, 다홍치마의 색감과 함께 옆의 머리를 땋아 내리는 여인의 남색치마와의 조화는 절묘하다. 이 광경을 바위 틈 사이로 몰래 들여다보는 두 동자승의 호기심 가득한 미소가 귀엽기만 하다.



 우리나라 세시풍속은 음식이나 놀이문화 등 계절에 맞게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과학성과 생활의 지혜가 돋보인다. 단오는 잠시 긴장을 풀고 생활을 되돌아보는 여유와 공동체 간의 결속을 다지는 날이다. 이제 점차 무더위가 심해지는 계절, 덥고 답답해도 서로를 시원함으로 이어주는 미소를 담은 마음의 부채를 나누면 올여름을 잘 날 수 있지 않을까.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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