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일찍 고개 숙이는 남자들, 문제는 심리 아닌 세로토닌

[일러스트=강일구]


잠자리에서 남성들은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한다. PE(Premature Ejaculation: 조루)와 ED(Erectile Dysfunction: 발기부전)다. 남자의 정체성이 걸려 있지만 드러내 놓지 못한다는 데 고민이 있다. PE와 ED가 적극 치료받아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에는 치료제 개발의 공이 크다. ED는 발기부전치료제 등장으로 노인층까지 성생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PE는 어떨까. 발기부전치료제보다 늦었지만 인식의 변화는 만만치 않다. 5월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성의학회(APSSM)는 PE로 자존심이 구겨진 남성에겐 꽤나 흥미로운 자리였다.

일본 가나자와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성의학회'



남자 30%가 조루 … 세로토닌 부족이 원인



최근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아·태성학회 컨퍼런스.
PE는 남성 환자의 30%에 이른다. 정말 이렇게 많을까. 이날 PE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선 한국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질 내 삽입 후 사정 시간(IELT)이 발표됐다. 스톱워치를 사용한 자가 측정에서 38%의 남성은 자신의 IELT를 실제 시간보다 더 길다고 평가했다. 19.6%의 남성만이 자신을 PE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PE진단표(PEDT)를 활용한 측정에선 38.2%가 PE 또는 PE를 의심하는 환자로 드러났다. 다섯 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PE진단표(PEDT)의 진단 정확도는 95% 수준이다.



과거엔 PE의 원인을 심리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예민도나 지나친 흥분이 이른 사정을 유도한다는 것. 하지만 PE의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원인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이 신경전달물질은 중추신경계에서 성적 흥분·수면·정서를 담당해 행복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한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세로토닌이 사정을 억제하는 데 관여한다”며 “PE환자는 이 호르몬이 어느 순간 갑자기 줄어들면서 뇌의 사정중추가 통제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PE가 남성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9개국 3500여 명의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PE 남성의 30%, 그리고 배우자의 40%는 성관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 성클리닉 가네시 아다이칸 교수는 “실제 PE부부의 44%는 ‘부부관계가 소원해진다’고 답했고, ‘이혼할 수 있다’는 커플도 남녀 각각 15%, 14%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상황은 의외로 심각하게 발전한다”고 말했다.



먹는 조루 치료제 다폭세틴 만족도 78%



치료제로 개발된 다폭세틴은 PE의 원인인 세로토닌의 급속한 고갈을 지연시켜 사정을 조절한다. 이성원 교수는 한국 환자를 대상으로 다폭세틴의 임상 경험을 발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남성이 첫 복용부터 우수한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환자 만족도 역시 78%로 높았다. 다폭세틴 국내 도입 이후 18~39세의 젊은 PE환자가 비뇨기과를 찾는 비율도 2배 가까이 늘었다.



호주 왕립의과대학 성의학과 크리스 G 맥마흔 박사 역시 고무적인 결과를 냈다. 25개국 6000명(18세 이상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다폭세틴 복용 전 성관계 만족도(‘아주 좋음’ 또는 ‘좋음’)가 13.8%에서 복용 한 달 후엔 45.5%까지 늘었다. 사정 조절능력이 개선된 사람도 32.4%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맥마흔 박사는 “약물은 한두 시간 내에 효과를 나타내고, 24시간 내에 체외로 배출되므로 부작용 보고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학회에 참석한 성공클리닉 최형기(전 대한남성과학회장, 아시아·태평양 임포텐츠학회장) 원장은 “그동안 PE남성에겐 스퀴징(쥐어짬)이나 스톱앤고(멈췄다가 시작을 반복)와 같은 행동요법, 그리고 마취연고가 권장됐지만 섹스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먹는 치료제 등장으로 많은 남성이 자존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자와=고종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