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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탄산음료 벌컥벌컥 하루 2캔이면 아이들 건강 위험

군것질 좋아하는 아이가 하루에 먹는 첨가물의 양은 얼마나 될까. 아이스크림 한 종류에도 10여가지가 넘는 첨가물이 들어 있다. 특히 색깔이 선명하고 알록달록한 제품은 ‘첨가물’의 힘을 빌린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김수정 기자]


서울 화곡동에 사는 김현아(38·주부)씨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은우 때문에 걱정이 많다. 하굣길에 뭘 사먹는지 집에만 오면 혓바닥이 빨개져 있다. 문방구에서 파는 ‘슬러시’가 문제였다. 얼음에 형형색깔의 색소와 사카린을 넣어 갈아 만든 음료인데,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뿐만 아니다. 워낙 찬 걸 좋아하는 아들은 여름만 되면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조른다. ‘뽀로로’ 등 캐릭터가 입혀진 음료수도 은우가 가장 좋아하는 식품이다. 특히 빨강·노랑색 등 선명한 색일수록 더 좋아한다. 김씨는 “빙과류나 음료에 색소가 많이 들어간다고 들었는데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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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류 일부 색소, 유럽선 암 우려해 금지



차가운 청량음료나 빙과류를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가격도 싸고, 맛도 있으니 한여름 아이들에겐 이보다 좋은 여름나기가 없다. 문제는 첨가물이다. 특히 저가 제품일수록 심각하다. 딸기맛 슬러시나 아이스크림엔 딸기를 넣지 않는다. 대신 딸기맛을 내기 위한 각종 첨가물이 적게는 10여 종, 많게는 20여 종 들어간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화학색소다. 타르색소가 가장 흔하다. 석유의 벤젠·크실렌·톨루엔·나프탈렌 등에서 뽑아 쓴다. 어린이 기호식품인 빙과류나 탄산음료 등엔 식용 타르색소인 녹색2호·적색3호·적색40호 등이 많이 쓰인다. 이런 화학색소도 법적 허용범위 안에서 쓰면 문제가 적다. 하지만 허용되지 않은 값싼 공업용 색소를 사용하거나 또는 기준치 이상 넣을 때 문제가 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서 2009년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기호식품 21개를 조사한 결과 38.1%에서 제품 용기에는 표시하지 않은 색소를 쓰거나 존재하지 않는 색소명을 허위로 적어 놓았다. 또 일부 제품에는 2008년부터 어린이 기호식품에 전면 사용 금지된 타르계 적색 2호 색소가 발견되기도 했다. 어린이가 타르계 색소를 과다 섭취할 경우 내분비계 여러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특히 적색 2호는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 미국에서는 사용을 금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부터 일부 어린이 기호식품에서만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색 4호의 경우엔 천식·과잉행동반응 유발, 황색 5호는 두드러기·비염·염색체 이상 반응, 적색3호는 빛에 대한 감수성 증가·갑상샘 호르몬 증가에 의한 갑상샘항진증 유발, 적색40호는 종양발생 위험, 청색1호 역시 종양 발생 증가 등의 위험이 보고되고 있다. 적색102호는 미국에서는 어린이 과잉행동 유발을 이유로, 녹색3호는 유럽연합에서 암 발생 문제로 사용을 금하고 있다.



어묵·치즈·소시지 속 첨가물도 조심해야





색소 다음으로 문제 되는 게 각종 보존료와 감미료다. 보존료는 세균·곰팡이·효모 등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시키는 첨가물이다. 아이들이 많이 마시는 음료수에 ‘안식향산’이라는 이름으로 포함돼 있다. 2011년 영국셰필드대 화학과 피터 파이터 교수는 안식향산이 세포의 활동을 저하시켜 간경변이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질환을 일으키거나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안식향산은 어른 기준으로 250㎖짜리 음료수 4캔 정도가 1일 허용치다. 하상도 교수는 “아이는 몸무게가 절반 정도인데다 더 민감하므로 2캔만 먹어도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소르빈산은 어묵·치즈·소시지에 포함되는 보존료로, 과다섭취 시 발암성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른 기준으로 어묵은 40장, 치즈는 64장이 1일 허용치다.



첨가물은 아이스크림과 빙과류뿐 아니라 초콜릿·비스킷·사탕·햄·소시지 등 어린이가 좋아하는 가공식품에 대부분 들어간다. 특히 최근에는 약밥이나 찜닭의 갈색을 내는 데도 카라멜색소가 쓰인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성인이 100g짜리 초콜릿 4개를 먹으면 첨가물 하루 허용치에 도달한다.



아이는 몸무게가 어른보다 적게 나가므로 초콜릿 2개에도 하루 허용량을 넘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어린이가 하루 먹는 가공식품은 하나가 아니라 서너 가지 이상인 경우가 많다. 각 제품당 10여 개의 첨가물이 들어 있다고 하면 하루 40여 가지 이상의 첨가물은 쉽게 섭취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또 여러 첨가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되도록 적게 먹는 게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햄 색깔 내는 아질산나트륨엔 발암 성분



그밖에도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첨가물은 많다. 햄·소시지는 고기에서 가공과정을 거치면 거무스름한 색깔이 된다. 이런 변화를 지연시키고 고유의 색을 유지하도록 발색제를 첨가한다. ‘아질산나트륨’ ‘질산나트륨’ ‘질산칼륨’ 등이 대표적이다. 햄 통조림 1통, 비엔나 소시지 2통 정도면 아질산나트륨 섭취 기준을 넘긴다. 임 교수는 “아질산나트륨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햄이 없으면 밥을 안 먹겠다고 하는 아이가 많은데, 부모가 잘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탕·껌·탄산음료에는 착향료도 들어간다. 식품 표기란에 ‘바닐라향’ ‘오렌지향’ ‘레몬향’ 등이 써 있다면 과일 원재료 대신 인공첨가물이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100% 오렌지주스가 아닌, 아이들이 선호하는 캐릭터 만화 주스에는 대부분 이런 착향료가 들어 있다. 하상도 교수는 “비타민C·칼슘 첨가 등으로 건강음료를 표방하는 듯하지만 이런 건강 영양소는 정말 극소량으로, 어떻게 보면 눈속임용이다. 과일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첨가물과 설탕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껌·사탕에도 착향료가 들어 있다.



하 교수는 “외식과 편의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가정이 늘면서 첨가물에 노출되는 양이 더욱 늘고 있다. 현재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첨가물도 수십 년이 지난 후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아무도 모른다. 벌써 그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전하다던 돌신(합성감미료)·살리실산(보존료)이 퇴출됐다. 최선의 방법은 식품 표기를 꼼꼼히 읽고, 최대한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 식품을 고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배지영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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