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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비리 32명에게 ‘퇴직금 잔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해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해임된 임직원 30여 명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영실적 평가와 청렴도에서 낮은 등급을 받고도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6일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입수한 ‘한수원 비리 임직원 징계조치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납품업체로부터 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징계를 받은 한수원 임직원은 모두 45명이었다. 이들 중 32명이 해임 처분을 받았는데 모두 퇴직금을 제대로 받아 나갔다. 이들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21억4000여만원이다.

 A팀장은 원전 납품업체로부터 2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고 대가성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한수원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A팀장에게 ‘해임’ 처분을 내리고 1억1500만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했다. 특정 업체를 원전 납품업체로 등록시켜준 뒤 7000만원을 받은 처장급 간부 B씨 역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5년, 2심에서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퇴직금 1억2000만원을 받았다.

  공기업 직원들은 뇌물수수 같은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파면이나 해임 등의 징계를 받는다. 특히 죄질이 좋지 않아 파면 처분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재판 도중 해임 조치를 한 것이다.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수원은 또 해임 때 퇴직금을 대폭 삭감하게 돼 있는데도 상당액을 보장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추세는 대가성이 인정되면 파면 처분을 내리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수억원대 뇌물에도 파면 없이 퇴직금까지 줬다면 징계 절차에도 불법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2011년 기획재정부의 경영실적 평가에서 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지난해 엄청난 액수의 돈을 성과급으로 풀었다. 사장이 8980여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 직원이 평균 138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한수원은 성과급 명목으로 1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매우 미흡’에 해당하는 최하등급(5등급)을 받았다.

 김상훈 의원은 “국가적으로 수조원대의 손실을 초래한 한수원이 비리 직원에게도 퇴직금을 주고, 전 직원에게 성과급을 풀어가며 돈잔치를 벌인 것은 문제가 있다”며 “퇴직금 지급 절차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균섭 한수원 사장을 면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또 검증 보고서 검토와 승인 업무를 관할하고 있는 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을 대주주인 한국전력을 통해 해임토록 했다. 이에 한전은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안 사장의 해임 절차에 착수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기관의 수장뿐만 아니라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업무적 관련이 있는 한수원·한전기술의 다른 임직원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원전 비리 관련 후속조치와 종합 개선대책을 7일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안지현·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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