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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동물원 … 62년 만에 열리는 춘천 '금단의 땅'














강원도 춘천시의 번화가인 중앙로 로터리에서 춘천역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활짝 핀 유채꽃밭이 나타난다. 그 옆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메밀,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 푸르디푸른 청보리 등 도심에선 구경하기 어려운 작물이 자라고 있다. 작은 동물원 시설도 갖춰져 있어 시민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예전 이곳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보면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이 절로 나올 법한 변화다. 이곳은 2005년까지만 해도 삼엄한 경비가 펼쳐져 일반인이 접근조차 할 수 없던 땅이었다. 미군기지인 캠프 페이지 부지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오염된 토양 정화를 위해 여기저기 파헤쳐져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었다.

 ‘금단의 땅’이던 캠프 페이지 부지는 8일부터 일반 시민에게 전면 개방된다. 6·25전쟁 당시인 1951년 미군 비행장으로 수용된 지 62년 만이다. 2003년 5월 이후 반환된 전국 49개 미군기지 가운데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첫 사례다. 캠프 페이지에 이어 경기도 파주시의 캠프 그리브스, 부산의 캠프 하야리아 등도 잇따라 개방된다. 반환된 미군기지가 공원이나 대학 부지 등으로 활용되면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땅의 미군기지는 6·25전쟁 기간 중과 그 직후에 조성됐다. 크고 작은 미군기지가 차지한 면적은 2억3100만㎡에 달했다. 경제 개발로 도시가 확장됨에 따라 교외에 자리 잡았던 미군기지 부지는 어느새 도심 속 노른자위 땅으로 변했다. 도시 발전에는 커다란 장애물이었다. 캠프 페이지의 경우는 승용차로 2~3분이면 족한 거리를 10여 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주기도 했다. 춘천시의회 강청룡 의원은 “헬기 소음으로 인한 불편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에도 제약이 따르는 등 춘천 발전의 장애물이었다”며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도심 속 성역이어서 남의 나라 땅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지던 곳을 마음껏 밟을 수 있다니 감회를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군기지가 본격적으로 반환된 것은 2003년부터다. 서울 용산 기지를 비롯한 주요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등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한·미 양국의 협상이 매듭지어짐에 따라서다. 모두 1억6500만㎡ 규모의 땅을 차지하던 80개 미군기지와 시설이 반환 대상으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반환이 완료된 기지는 전국적으로 49곳에 이른다. 이 중 우리 군·정부가 재활용하는 21곳을 제외한 28곳은 다른 용도로 활용되거나 재개발된다.

 춘천의 캠프 페이지는 2016년까지 임시 공원으로 사용한 뒤 그 이후 재개발될 예정이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춘천 발전의 최대 장애이던 캠프 페이지가 미래에는 춘천의 핵심 지역이 될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종합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페이지에 이어 전국 각지의 미군 부대가 시민에게 개방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파주 군내면 민통선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는 7월 27일 정전 60주년을 맞아 병영체험장으로 개방된다. 경기도 동두천시는 상패동 캠프 님블 자리에 48억원을 들여 6000㎡에 녹지공간, 체육공간 등을 꾸며 올 연말 개방할 계획이다. 공원 옆 3만2000㎡에는 침례신학대 동두천캠퍼스가 2015년 개교를 목표로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연지동 캠프 하야리아도 공원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찬호·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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