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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란초 미라지 만남'엔 세 가지가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란초 미라지 회동’은 역대 미·중 정상 간 만남 중에서 가장 특별하게 연출된다.

 두 정상은 7일 오후 서니랜즈에서 만난 뒤 회담→기자회견→만찬, 그리고 8일 오전 산책→회담의 일정을 소화한다. 문제는 형식이다. 말 그대로 파격이다. 백악관 측의 사전 브리핑에 따르면 정장·정상회담이란 표현, 퍼스트레이디 간 만남이 없는 ‘3무 회담’으로 치러진다. 휴양지인 서니랜즈는 0.81㎢(24만여 평)의 부지에 회원제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처음 이용한 이래 ‘서부의 캠프 데이비드’로 불리며 미국 대통령이 격식 없는 만남을 가질 때 이용하곤 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이번에 전례가 없이, 실험적인(untested) 형식의 만남을 갖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7일 오후 만찬이다. 두 사람만의 오붓한 식사(private dinner)로 예정돼 있다. 그런 만큼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장 차림보다는 셔츠나 캐주얼한 차림을 보여 줄 가능성이 크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두 정상 간의 이틀간 만남을 표현하는 용어도 ‘정상회담’이 아니다. 미 측은 영어로 그냥 ‘미팅(meeting)’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중국 외교부 역시 ‘회오(會晤)’라는 표현을 쓴다. ‘회오’는 회견 또는 만남을 뜻하며, 정식 회담이 아닌 약식 회담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각료들 없이 통역과 최소한의 참모만 대동한 채 만난다.

 당초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기로 돼 있던 걸 3개월이나 앞당기면서 이런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트리니다드토바고·코스타리카·멕시코 등을 순방하고 귀국하는 길에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기로 하면서 기이한 회담 형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선 시 주석의 중남미 순방에 밀린 듯한 모습이 께름칙하고,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으로서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워싱턴에서의 국빈방문이 아닐 바에야 아예 파격을 꾀하기로 했다. 미·중 두 나라의 자존심이 타협한 결과다.

 격식의 파괴 때문에 관전자들 입장에선 볼 만한 이벤트가 사라졌다. 미셸 오바마,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퍼스트레이디 만남이 불발됐다. 가수 출신인 펑리위안은 중남미 3국 방문에서 과거 중국 정상의 부인들과 달리 활동적인 외교행보와 세련된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50세(펑리위안)와 49세(미셸 오바마)로 비슷한 연배인 두 사람은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도 나란히 포함됐다. 하지만 란초 미라지 회동에서 두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미셸 오바마의 경우 6일부터 학기를 끝내고 방학에 들어간 두 딸과 함께 워싱턴에 그대로 남아 있는다.

 형식은 파격이지만 오바마-시진핑 회동의 내용물은 가볍지 않다. 사이버 해킹이란 주제에다 북한 핵 문제까지 글로벌 이슈를 망라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틀에 매이지 않는 만큼 논의 주제는 훨씬 더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란초 미라지=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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