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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모이더니, 작가 마을 된 '김유정 마을'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는 1930년대 주옥같은 소설을 남기고 요절한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다. 그가 야학당인 금병의숙을 세우고 농촌계몽운동을 한 곳이자 그의 소설 ‘동백꽃’ ‘봄봄’ 등 12편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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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김유정이 마을을 떠난 1933년 이후 80년 만에 이곳이 문화의 기운이 풍성한 예술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동호인끼리, 아니면 지방자치단체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예술촌과 달리 작가와 화가, 학자 등이 자발적으로 정착해 하나의 예술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금병산예술촌 얘기다.

 금병산예술촌 중심에 작가 전상국(73)씨가 있다. 80년 ‘김유정의 생애와 문학세계’란 석사학위(경희대) 논문으로 김유정과 인연을 맺은 전씨는 85년 강원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이 마을은 찾기 시작했다. 그는 90년 마을 뒷산인 금병산에 봄봄길, 동백꽃길 등 등산로를 개설하고 백일장과 문학의 밤 등 김유정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2002년 세워진 김유정문학촌 촌장을 11년째 맡고 있는 그는 문학의 집 ‘동행’을 지어 아예 이 마을에 터를 잡는다. ‘동행’은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그의 단편소설 제목이다. 7월 준공 예정으로 공사 중인 ‘동행’은 전씨와 문학인의 집필실이자 책과 각종 문학자료의 전시공간이다. ‘동행’을 공적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자신의 사후 이곳을 문학관으로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유정을 알리는 공간을 제공했던 산국농장 주인 김희목(72)씨는 전씨의 친구다. 82년 금병산 자락 66만㎡를 사들여 이 가운데 26만여㎡을 과수원으로 일구기 시작할 무렵 만난 전씨와 의기투합했다. 그러던 중 농사일을 마치고 썼던 일기식 글을 본 전씨가 ‘이게 바로 시’라며 그에게 글 쓰기를 권유했다. 이를 계기로 99년 첫 시집 『산국농장 이야기』를, 2001년에는 두 번째 시집 『산국농장 오실 때는 티코를 타고 오세요』를 냈다. 최근 세 번째 시집 『나는 지금 엠마오로 갑니다』를 출간했다.

 국문학자이자 수필가인 전신재(74)씨는 2005년 한림대 교수, 2010년 한림대 명예교수직을 마치고 그해 11월 이 마을에 금병서실을 지었다. 2007년 김유정 전집을 냈던 전씨는 이곳으로 출퇴근하며 김유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2014년 『김유정 연구』를 낼 계획이다.

문학이 김유정의 고향을 풍성하게 만든다면 미술은 마을을 아름답게 채색하고 있다. 진흥아트홀 관장을 지낸 수채화 전공의 유명애(68)씨는 화가로 가장 먼저 이 마을에 정착했다. 남편 권태환(72·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씨가 퇴직한 2005년 갤러리가 있는 ‘예예동산’을 짓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잡은 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는 유씨는 여건이 되면 자신의 작품은 물론 컬렉션한 100여 점의 작품을 일반에 공개할 생각이다. 춘천 출신 한지작가 함섭(71)씨는 2010년 3월 이곳에 한지아트스튜디오를 마련해 귀향했다. 함씨는 “예전의 그림이 꿈을 얘기한 ‘데이 드림(Day dream)’이라면 이곳에서의 작품은 홈타운(One’s hometown)으로 달라졌으며 크기도 150호에서 200호로 커졌다”고 말했다. 함씨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홍익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스포츠맨을 테마로 왕성하게 작업하고 있는 아들 영훈(41)씨, 홍익대 대학원 출신으로 강렬한 색채로 꽃을 주로 그리고 있는 며느리 정보경(31)씨도 이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함씨는 내년 아들의 작업실을 겸해 세 명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더 지을 계획이다.

 이 밖에 공예를 전공한 김윤선(51)씨는 함씨의 권유로 2011년 이곳에 김윤선도예공방을 열었고, 2007년 카페 산골나그네를 연 오세성(67)씨는 2011년부터 솟대를 만들어 마을 곳곳에 세우고 있다. 또 강원대 교수 출신인 변우현(67)씨의 금병꽃무지, 한림대 교수들의 연구공간 옥천산방, 카페 여기쯤 등도 예술촌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마을은 8일 오후 4시 동백꽃 점순네 안뜰에서 금병산예술촌 선포식을 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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