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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베노믹스 실패의 후폭풍에 대비해야

일본경제 회생을 겨냥해 날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이 과녁을 빗나가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5일 국가전략특구 설치와 의약산업 규제완화, 전력산업 투자확대 등을 골자로 한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취임하면서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준비했다던 ‘세 개의 화살’ 가운데 마지막 화살이다.

 그러나 이 마지막 화살이 활시위를 떠나자마자 도쿄증시의 주가는 3.8% 이상 폭락했고, 엔화가치는 달러당 99엔대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아베노믹스의 마지막 화살이 제대로 과녁에 명중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10년 후에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GNI)을 6만 달러 이상으로 올려놓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엔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이 역부족이란 평가다. 이날 발표된 성장 구상이 대부분 이미 나온 내용의 재탕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데다 일본 재계가 요구해온 법인세 감세와 해고규정 완화, 농업 및 의료분야의 규제철폐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장에 대한 의욕은 컸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정책수단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화살인 무제한 양적완화(QE)와 재정지출 확대도 최근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일본의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실물부문의 회복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그러자 그동안 아베노믹스 성과의 대명사였던 주가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난달 23일엔 도쿄증시가 7% 넘게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출경쟁력 회복의 바탕이 됐던 엔저(低)도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0엔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엔화 강세로 돌아섰다. 아베노믹스에 열광하던 시장이 이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신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결국 시장의 이 같은 냉담한 반응은 일본경제의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실물경제의 체질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무작정 돈만 풀어서는 경제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아베노믹스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주가 폭락과 엔저 둔화는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미처 드러나기도 전에 나타난 시장의 성급한 예단이거나 그간의 과도한 열광을 식히는 일시적인 조정일 수 있다. 그러나 상식을 뛰어넘는 아베노믹스의 야심 찬 실험이 자칫 허망한 모험으로 끝날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아베노믹스 열풍이 진정되면서 엔저공습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가시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만일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그로 인한 후폭풍도 적지 않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면 일본경제는 다시금 침체의 나락에 빠지고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일본의 재정은 파탄으로 치닫는다. 이 와중에 일본의 금융부실이 표면화되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질 공산이 크다. 한국경제도 그 충격파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정부와 경제계, 금융권이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주시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이유다. 이제는 아베노믹스 성공을 부러워하기보다 실패가 불러올 후폭풍에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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