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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의 레저 터치] 평창 잔치 뒤 '올림픽 관광' 준비하는 강원도

손민호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 콘서트홀 좌석을 꽉 채우고도 서 있는 사람이 꽤 있었으니 얼추 1000명은 족히 모인 듯싶었다. 콘서트홀 좌석 맨 앞줄은 20명 가까운 국회의원이 앉아 있었다. 이병석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등 낯익은 정치인도 있었다. 강원도 평창군·태백시·정선군·영월군의 시장·군수도 참석했고, 알펜시아리조트는 물론이고 정선 하이원리조트 사장의 얼굴도 보였다. 셰프 에드워드 권, 체육인 황영조씨 등 TV에서 봤던 유명인도 있었고, 롯데관광 백현 대표이사, 여행박사 신창연 사장 등 서울에서 만나던 레저업계 인사도 내려와 있었다.

평소 썰렁했던 알펜시아리조트를 오랜만에 후끈 달궜던 이날 행사의 이름은 ‘올림픽 관광배후도시 비전 발표회’였다. 강원도 태백-평창-정선-영월이 지역구인 염동열(새누리당) 의원이 주관한 행사로 국회지방살리기 포럼의 세 번째 세미나였다. 염 의원은 이날 “강원도 태백·평창·정선·영월·강릉을 올림픽 관광배후도시로 지정해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염 의원의 구상은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5개 시·군이 관광 분야 통합 브랜드를 만들어 공동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염 의원의 논리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평창 올림픽에 들어가는 돈은 11조원이나 된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이 없다. 염 의원은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잔치가 끝난 뒤, 즉 올림픽 이후 지역경제에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올림픽 관광배후도시라는 발상도 신선했다. 인구 2만∼3만 명에 불과한 강원도 산골 마을이 혼자 용을 쓰는 것보다 5개 시·군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은 바른 방향이었다.

하지만 행사가 무르익을수록 물음표는 커졌다.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은 평창·강릉·정선이다. 이 3개 지역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영월과 태백은 뜬금없는 듯하다. 평창 왼쪽에는 횡성이 있고, 북쪽으로는 인제·양양·속초·고성이 있다.

최근 들어 강원도 관광 경기는 영 말씀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이 끊긴 뒤로는 탄력을 잃은 모습이다. 요즘엔 수학여행도 설악산으로 잘 안 간다.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면 설악산권도 고려해야 하는 게 맞다. 근데 설악산권은 쏙 빠져 있다. 물론 이 지역은 염 의원의 염두에선 멀어져 있는 지역이겠지만 올림픽 이후 관광 비전을 위해선 평창과 설악권이 함께 살아야 시너지가 난다.

제시한 테마 ‘레인보우 시티’는 좀 안타깝다. 관광 테마가 7개나 돼서 무지개를 떠올렸다고 한다. 7개 테마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힐링·어드벤처·수학여행·효도관광·가족관광·신혼여행으로 나뉘어 있었다. 새로 개발하겠다는 관광지에는 뽀로로마을에서부터 애견마을, 심지어 산타트리마을까지 있었다. 독창적인 주제보다는 레저 쪽에서 돈이 된다는 건 부지런히 다 끌어 모은 셈이다.

이런 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염 의원의 열정에는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과 관광을 함께 고민한 최초의 사례여서다. 사업 계획도 소박해서 좋았다. 지역을 개발한다면 길부터 닦고 건물 하나 올리는 게 전부라고 믿는 요즘 형편에서 염 의원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있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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