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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리듬체조 … 예체능이 공부만큼 중요한 학교

세종초 학생이 학교 운동장에서 승마 수업을 하고 있다. 이 학교 3, 4학년 학생은 매주 1시간씩 승마를 배운다. 앞서 1, 2학년 때는 태권도를 배우고 5, 6학년에 올라가서는 골프를 배운다.


다그닥 다그닥. 운동장에서 승마 수업이 한창이었다. 안장 위에 앉은 학생이 등을 곧추세우고 능숙하게 말을 몰아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세종초등학교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볼 수 있는 3, 4학년 대상 승마 수업 풍경이다.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은 세종초는 승마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인(人) 1기(技)를 실현하는 사립학교다. 리듬체조가 유명한 것도, 교육열 높다는 유명 연예인의 자녀가 유독 많은 것도 학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기를 살려주는 이런 교육 덕분이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사립 세종초등학교



이 학교에는 탤런트 이재룡·유호정 부부의 딸을 비롯해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가수 윤도현, 그리고 윤민수의 자녀가 다닌다. 세간에 세종초가 연예인 학교로 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최영옥 교감은 “학부모 사이에 연예인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는 점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며 “학교 행사 때마다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아니라 누구 엄마, 누구 아빠 역할을 자유롭게 만끽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들을 낳은 후 두 딸을 입양한 탤런트 신애라씨는 명예교사로 입양 가정에 대해 강의를 하기도 했다.



 세종초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한 학교다. 그래서인지 학습 위주 교육보다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 1인 1기나 각종 스포츠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도 예체능 활동이 아이들의 감수성과 사회성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균형 있는 인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각종 예체능 활동 가운데 리듬체조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리듬체조 스타 손연재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리듬체조를 배우기 위해 이 학교로 일부러 전학을 왔을 정도다. 제2의 손연재로 불리는 고교생 리듬체조 천송이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정의순 교장은 “전직 국가대표 코치진이 방과후를 활용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코치진을 초빙해 훈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이 급식실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영어는 수준별로 나눠서 한다. 리듬체조를 배우기 위해 일부러 전학오는 학생도 많다. (사진 왼쪽부터)
 

현재 학교 대표 선수는 6명이지만 전교생이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리듬체조를 배운다. 1~2학년 때는 사실상 필수고, 그 이후엔 선택해서 계속 배울 수 있다. 손연재 선수가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후 리듬체조 관련 문의가 많아졌다.



 프로 골퍼 유소연 선수도 이곳 졸업생이다. 유 선수는 2학년 때 방과후 수업으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고 한다. 같은 재단인 세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직접 심화반 골프 수업을 진행한다. 심화반 아이들은 한 달에 두 번 필드에 나간다. 일반 방과후 수업과 교과계발수업 5~6학년 골프 수업은 현역 티칭 프로가 가르친다.



 이외에도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이 방과후 수업으로 제공된다. 일반 공립학교 1학년은 대개 4교시 후 하교하는데 세종초 1학년 아이들은 매일 5교시(목요일은 7교시)에 마친다. 정 교장은 “모든 배움을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생 매일 아침 10분 독서



 세종초는 독서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전교생이 매일 아침 10분 독서를 통해 꾸준히 독서 습관을 기르고 있다. 이렇게 독서 습관을 들인 덕분인지 일반 도서실과 영어 도서실 모두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이면 아이들로 넘쳐난다. 도서실 사서 교사는 도서실을 찾는 아이들에게 도서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간단한 독후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특이할 사항은 전 학년이 매주 한 시간씩 국어 수업을 도서실에서 한다는 점이다. 토론 교육이나 논술과 독서 교육을 한다. 최 교감은 “따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수업 중에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체득될 수 있도록 전 교사가 머리를 싸매고 아이디어를 낸 결과물”이라며 “아이들도 색다른 공간에서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져 토론과 논술을 놀이처럼 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영어 도서실에는 영어교과팀장이 상주하며 영어과 교사들과 수업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아이들의 원서 읽기 교육을 돕는다. 아이 수준에 맞는 원서를 찾아주고 다음 단계 책까지 계획을 짜주기 때문에 영어에 자신이 없는 아이나 자신의 수준에 비해 낮거나 높은 책을 무작정 읽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셈이다.



 교과 영어 교육도 강한 편이다. 수준별로 4단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데 수업 시간이 주 5~6시간으로 공립학교에 비해 세 배가량 많다. 정 교장은 “수준별로 반이 나뉘어 있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각 반의 수준이 비슷해진다”며 “그만큼 영어 수준이 높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학생 휴대전화 금지



 세종초는 휴대전화를 금지하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학부모 설문을 거쳐 올 3월부터 휴대전화 없는 학교를 시행했다. 학교 내에 공중전화와 학급 전화를 설치해놓아 급한 용건은 휴대전화 없이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자유롭고 가족적이지만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다. 학부모들은 휴대전화 없는 학교가 된 후 “아이들이 엄마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반겼다. 전에는 등교 시간에 엄마가 뭐라고 얘기해도 대충 흘려 들었지만, 이제는 경청한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지 않기 때문에 여유가 생긴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모와의 약속 시간 등에도 더 귀를 쫑긋 세운다는 설명이다.



 정 교장은 “학교의 모든 일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학부모 설문을 통해 결정한다”며 “그러나 학부모가 학교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해 학부모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교사와 상담할 때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이외에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올 때는 공개 행사 때뿐이다.



 세종초는 전체 12학급 370여 명이 전부인 작은 학교다. 학년별로 믿음반과 사랑반 두 개 학급만 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계속 다니면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 급식실 아주머니부터 학교지킴이 할아버지까지 모두 아이들의 이름과 반을 알 정도로 가족적인 분위기다. 학부모들 역시 학년과 반 아이들 이름을 대부분 알고 있어 전학생이 오면 바로 알 정도로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끈끈한 유대감을 지닌다. 외동인 아이들을 둔 학부모가 세종초를 찾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 가족적인 분위기의 사립초를 찾는 학부모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2013학년도 이 학교 입학 경쟁률은 4 대 1이었다. 입학 시점에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만 6세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남녀 교사 비율은 7 대 5로 타 학교에 비해 남교사 비율이 월등하게 많은 편이다. 특히 담임 교사 성비는 남녀 1 대 1이다. 또 교사 평균 나이는 30대 후반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사립학교인 만큼 학비를 따로 낸다. 입학금은 100만원이며, 통합수업료(수업료·영어·현악·중국어 포함)는 월 51만원, 급식비(한 끼당 3500원), 통학버스비(한 학기 평균 18만원)와 방과후 학교(한 학기 승마는 30만원, 그 외 수업은 3만원에서 3만5000원 선) 교육비는 별도다.



교사 신뢰도 높은 세종초 “담임 누가 될지 신경 안써도 돼요”



6학년 학부모인 최영선(48)씨는 “영어 수준별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맞춤 수업이지 능력의 상중하가 아니다”며 “입학 때는 부담이 있었지만 막상 다녀보니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영어 유치원을 다녔거나 따로 선행 학습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영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영어보다는 악기 수업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입학 전 아이가 한 번도 악기를 다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의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수업 참여가 가능해 괜한 기우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정희(38)씨는 인성 교육에 반해 세종초에 오게 됐다. 이씨는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 전학 온 친구나 몸이 불편한 친구도 모두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라며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아끼기 때문에 학부모가 나서서 아이의 짝을 바꿔 달라거나 하는 그런 못난 행동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아이가 학교에 다니려면 엄마가 24시간 붙어 있어야 하지만 세종초는 다르다.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관리하고 전교생이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은 엄마도 자유로울 수 있다.



 김수경(45)씨는 교사에 대한 신뢰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씨는 “어떤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돼도 좋다 싶을 정도로 모든 선생님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학교”라며 “아이들도 방학이면 개학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학교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가족적이고 따스한 느낌의 학교”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말하는 우리 학교



세종초 고학년 학생들에게 궁금증 몇 가지를 물었다.



Q. 동아리 중 세종오케스트라가 유명하더라. 어떻게 들어가는지.



A. 총 40명인데 정단원과 준단원으로 나뉜다. 정단원은 실제 무대에 서서 연주를 하는 단원이다. 준단원은 일종의 육성 단원으로, 정단원과 함께 같은 곡으로 수업을 받지만 정식 무대에는 서지 않고 2학기 추수감사예배 무대만 선다. 학기 중에는 주 1회 두 시간씩(금 6,7교시) 연습하고 방학 중에는 매주 한 번 연습한다. 2박3일 오케스트라 캠프도 있다. 매년 6월과 12월에 단원을 선발하는데 자유곡과 심사 당일 제공하는 초견곡 1곡씩을 연주한다.



Q. 1인 1기 때문에 힘들진 않나.



A. 전혀. 사실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우면서 점점 음악이 더 좋아진다. 특히 무대에 서서 연주를 한다는 게 너무 즐겁다.



Q. 오케스트라 단원이 아니면 배운 악기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A. 아니다. 우선 3학년이 되면 누구나 ‘3학년 미니소음악회’를 통해 전교생과 학부모 앞에서 발표회를 한다. 또 매년 가을운동회와 찬양예술제에 학년별로 참여해 그간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낼 기회도 있다. 세종오케스트라 단원이 아니어도 전교생 누구나 6년 동안 최소 세 번 이상 큰 무대에 서는 셈이다.



Q. 영어를 수준별로 배우는데 다른 친구보다 못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진 않나.



A. 예일,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하버드 순으로 수준별 반이 나뉜다. 저학년 때는 하버드라기에 그 반이 제일 영어를 잘하는 반인 줄 알았다. 수준별로 나뉘어 있다고는 하지만 창피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반별로 교재가 다르다. 공통된 책도 있는데 어떤 반은 노래로 배우고 어떤 반은 스토리북을 활용하고 이런 차이라고 생각한다. 별로 이상하지 않다. 해마다 학기별로 레벨테스트를 해서 반을 나누는데 저학년 때는 몰라도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친구들 수준도 비슷해져서 교재도 많이 비슷해진다. 예일반만 조금 더 잘하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Q. 일주일에 한 번 채플 시간이 있다고 들었다. 기독교가 아닌 친구도 꼭 예배를 드려야 하나.



A. 예배는 전교생이 다 참석한다. 불교 등 다른 종교가 있는 학생도 있지만 목사님이 꼭 성경 얘기뿐 아니라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좋은 말씀을 해주기 때문에 귀담아 들으려고 한다. 종교를 떠나 다 같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글=김소엽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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