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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원할 때 풀타임-시간제 오갈 수 있는 장치 필요"

시간제 일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 있다. 그러나 이번 로드맵에는 정교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간제 일자리 정착되려면
"유통·금융 분야는 효과 있겠지만 숙련도 필요한 제조업체는 아직 … "

 먼저 민간기업의 참여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공공부문은 정부가 정책적인 의지로 움직일 수 있지만 민간 기업이 과연 이를 따라와줄 것인가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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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첨단산업단지에 있는 한 제조업체 에서 근무하는 윤미혜(40)씨는 2011년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로 입사했다. 이곳은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만들기 지원 사업의 대상 업체였다. 월급은 30만원 정도 적었지만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된 데다 오전 10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이라는 근무조건은 다섯 살짜리 막내를 키우기에 딱 맞았다. 하지만 윤씨는 1년간의 정부 지원이 중단된 이후 전일제 근무로 전환했다. 그는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시간 여유가 생겨 더 일을 해달라는 회사의 권유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윤씨와 함께 시간제로 들어온 12명도 비슷한 제안을 받았다. 이 중 11명은 다른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회사를 떠났고, 윤씨를 포함해 2명만 남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 지원 없이는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시간제 일자리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고용과 해고가 자유롭지 못한 현실 때문에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저하나 기존 노동 인력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경우 직원들의 숙련도가 중요한데 이런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사람을 늘리다가는 생산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제조업체 간부도 “유통이나 금융 분야 등 구조적으로 유연한 근로가 가능한 분야에 적용한다면 효과가 높겠지만 제조업체의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라는 근로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과제다. 경기도 부천에서 전화상담원으로 일하는 김모(44)씨는 스스로를 ‘알바생’이라고 부른다. 그는 윤씨와 같은 해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로 한 공공기관에 취업했다.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데다 하루 5시간(오전 10시~오후 4시) 일하고 8시간 근무하는 동료 급여의 8분의 5를 받는 자리였다. 하지만 업무는 8분의 5로 줄어들지 않았다. 그는 “전화가 몰리는 시간엔 고객을 응대하는 동시에 사무적인 일을 처리해야 한다. 퇴근시간까지 일을 끝내려면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이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시각이 매우 회의적이다. 한국노총은 4일 성명을 내고 “시간제 일자리만 지나치게 늘리려는 시도가 보인다”며 “현재 차별받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근로시간만 줄인다고 해서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본인이 원하는 때 풀타임과 시간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석·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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