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 지경 되도록 … 병든 장애아 6개월 방치 숨져

전북 익산의 한 보육원에서 장폐색 증상을 6개월 동안 앓았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 상태에 있다가 지난 1월 숨진 장애아동(6)의 모습. [사진 전북경찰청]


교회 부속 보육원을 운영해 오던 목사가 병에 걸린 장애아동을 오랜 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뒤늦게 알려졌다. 극심한 영양결핍에 시달린 듯 미라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으로 숨진 어린이의 사진이 공개되자 사회복지 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보육원의 아동학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 목사는 보육원 아동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 수당 등을 가로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익산 보육원 목사 영장
시민들 "인면수심" 말 잃어



 경찰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 J교회 목사인 김모(52)씨는 부속 보육원에 수용 중이던 장애아동 권모(6)군이 요로결석과 장폐색 증상을 앓는 것을 알면서도 6개월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권군은 결국 지난 1월 숨졌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권군을 부검한 결과, 대변이 몸에 가득 차 장이 막혀 있는 상태로 결석이 생기고 영양결핍까지 겹쳐 죽음에 이른 것 같다”며 “꾸준히 병원에 다녔다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8년부터 교회 부속 Y 보육원을 운영하면서 수용된 6~12세 아동 29명의 생계급여·장애수당·인건비 등 명목으로 나온 1억4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자신의 딸(23)과 교회 장로 백모(67)씨가 이 보육원에서 교사로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1억2000여만원을 타냈다. 김씨는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의 딸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 있는 동안에도 월급 명목으로 1185만원을 송금했다.



 또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김씨와 가족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아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배가 고파 부엌에 있던 냉장고 음식을 꺼내 먹었는데 음식을 훔친다며 구타를 당했다”거나 “머리에 이가 생겨 지저분하다며 강제로 삭발당했다”고 진술했다. 원생들을 상담한 전북서부아동보호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김씨 가족의 눈치를 극심하게 살피면서 보육원 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몹시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보육시설에는 아동 7인당 1명의 상주교사가 있어야 하지만, Y보육원은 김씨와 딸 이외에는 아이들을 돌봐줄 교사가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보육원에 수용돼 있던 아동들을 익산시내의 다른 보육기관으로 옮겼다.



익산경찰서는 4일 목사 김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김씨의 아내 황모(48)씨와 딸에 대해서는 아동학대·횡령 등 혐의로, 장로 백씨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불법 대여해 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익산시의 사회복지 관계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전북서부아동센터 관계자는 “평소 김씨에 대해 바쁜 목회자 활동을 하면서 갈 곳 없는 아이들까지 돌보는 천사로 생각해 왔는데, 경찰이 밝힌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 가족들은 “권군을 위해 운동치료사를 불러 배변운동을 시키는 치료에 정성을 다했으며, 횡령은 회계상의 문제에 불과하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익산=장대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