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량제 봉투 속 내용물
70~80%가 재활용품
배출량 5년 새 48% 늘어
1995년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면서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통해 매립·소각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느슨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4일 발표한 ‘2011~2012년 제4차 폐기물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쓰레기 양은 1인당 하루 309.2g으로 2006~2007년의 3차 조사 때 209.4g보다 47.7%나 늘었다. 5년 새 종량제 봉투 속의 종이류는 72.8%, 플라스틱류는 67.5% 증가했다. 이들 쓰레기는 대부분 매립·소각된다.
반면 분리수거된 재활용품은 1인당 하루 327g에서 319.9g으로 2.2%가 줄었고, 음식물 쓰레기도 1인당 하루 332.5g에서 311.3g으로 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이후 계속 줄던 1인당 쓰레기 총 배출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96년 1차 조사 때에는 전체 1인당 하루 배출량이 1130g이었으나 2차 조사에서는 1086g, 3차 조사에서는 868.9g까지 줄었으나 이번에 940.4g으로 5년 전보다 8.2% 늘었다.
특히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경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생활쓰레기 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1인 가구는 5인 가구보다 1인당 배출량으로 따지면 2.1배, 2인 가구는 1.5배 수준이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사무총장은 “종량제 봉투 속 내용물을 보면 70~80%가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20L짜리 종량제 봉투 가격이 300~400원에 불과해 시민들이 분리배출을 귀찮게 여기게 된 탓”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종량제 봉투 가격이 2011년 기준으로 쓰레기 처리 비용의 28.7%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7~2011년 종량제 봉투 가격 연간 상승률도 0.2~0.9%로 연평균 물가상승률(약 3.5%)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환경부 유제철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단독주택 지역에도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상시적으로 분리수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쓰레기를 직매립할 때는 매립부담금도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량제 봉투 가격에 매립부담금이 반영되면 분리수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