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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단 비싼 종자, 김제서 영근다

“종자(種子)는 황금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고부가 상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호남평야의 한가운데에 농산물 신품종의 개발과 산업화를 주도할 ‘골든 밸리(Golden Valley)’가 들어섭니다.”



시드 밸리 2015년부터 입주
20개 업체 뽑아 연구개발 지원
글로벌 '종자전쟁' 기지로
2020년 2억 달러 수출 전망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의 설명이다. 이 시장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종자산업의 실리콘 밸리’가 조성되면 지평선 황금 들판은 다양한 품종 연구와 개발, 보급, 수확, 가공까지 아우르는 농업의 6차산업 메카로 발돋움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토마토·파프리카 씨앗의 시세는 1g에 12만~15만원이다. 금은 한 돈(3.75g)에 20만원 안팎. 같은 무게로 환산할 때 종자의 가격이 금보다 2~3배 비싸다. 때문에 종자를 ‘골든 시드(Golden Seed)’라고 한다. 세계 종자 시장은 80조원 정도로 추정될 만큼 규모가 크다. 다국적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덤비는 각축장이다.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시드 밸리·Seed Valley)는 백산면 상정리·조종리에 54.2ha 규모로 들어선다. 전라북도 종축장이 있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2~13도, 강수량은 1324㎜로 작물 생육에 알맞다. 기후 조건이 뛰어나고 종자산업의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김제 시드 밸리는 당초 계획(10ha)보다 5배 이상으로 커졌다. 올해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5년부터 20개의 종자 관련 기업이 입주한다.



 부지는 전라북도·김제시가 제공하고 사업비 644억원은 정부가 지원한다. 이곳에는 종자산업진흥센터도 들어선다. 센터는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갖춰 품종 간 교배와 육종을 지원한다. 신품종 하나를 개발하는 데 보통 10년 걸리는 시간을 반으로 단축하는 게 목표다. 센터는 종자의 유통·수출 등 마케팅·산업화도 돕는다. 김제시는 시드 밸리가 2020년이면 2억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직·간접적으로 15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성이 높은 덕분에 지난달 말 김제시가 개최한 시드 밸리 설명회는 열기가 뜨거웠다. 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서 60여 개 업체, 1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또 2~3년 전부터 국내 굴지의 종자·농자재 업체들이 김제 인근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종자기업 매출 3위인 코레곤은 김제시 백구면에 육종연구소를 차렸다. 농자재 생산업체인 한국삼공과 경농은 연구소를 열거나 생산시설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시드 밸리는 종자산업의 주권을 되찾는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의 큰 종묘회사들이 1997년 외환위기(IMF) 때 다국적 기업에 인수돼 우리나라는 한 해 300여억원의 로열티를 외국 회사에 지불하고 있다.



 이건식 시장은 “시드 밸리로부터 주변 20~30분 거리에 농촌진흥청 등 농업 기관이 집결하는 전북 혁신도시와 새만금 농업단지, 익산 식품클러스터가 있고 고속도로·공항·항만 등 교통인프라를 두루 갖추고 있다”며 “김제가 단순 농업도시에서 농업생명 중심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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